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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나

인구 절반이 백신 맞은 선진국…그들만의 리그 '부스터샷'

백신 접종 속도, 빈곤국보다 25배 빨라

2021-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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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 백신의 세계적 불균형이 심각한 가운데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9월까지 멈춰 달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청에도 선진국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WD) 최신 기록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29.4%가 최소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15%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의 80% 이상은 부유한 선진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은 인구의 49.44%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 62.24%, 영국 57.06%, 이탈리아 53.76%, 프랑스 48.69%, 독일 53.19% 등으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이들 국가는 이미 인구의 절반이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1회 이상의 부분 접종까지 합하면 접종률은 더 올라간다.
 
반면 저소득 국가는 대부분 2% 이하의 백신 접종률을 나타내고 있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카메룬의 경우 완전 접종은 인구의 0.21%, 1회 이상 부분 접종은 0.90%로 총 1.11%에 그쳤다.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는 0.69%에 머무르고 있다. 모잠비크 1.27%, 케냐 2%, 예멘 1%, 잠비아 1.58%, 수단 1.44% 등 경제·보건 상황이 열악한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40억회분 넘는 백신이 투여됐고, 이 중 "80% 이상이 전 세계 인구 절반도 되지 않는 고·중상위 소득 국가로 갔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미국, 유럽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가들이 부스터샷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위해 최소 9월까지 유예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펜데믹 종식을 위해선 이들 국가가 백신을 저소득 국가와 나눠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빈 켈리 WHO 연구윤리 위원은 "부국들이 부스터샷을 정책으로 논의하는 것은 더 가난한 나라 국민의 1.1%만이 1회 접종을 받은 상황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은 누구나 백신 불평등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WHO의 이 같은 요청과 비판에도 선진국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월부터 고령자와 취약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도 다음 달부터 50세 이상과 면역취약자를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도 취약층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독일 보건부는 자국 내 취약층에 대한 부스터샷을 진행하면서 저소득국가 백신 기부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HO의 요청 직후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한 미국도 "잘못된 선택"이라며 "둘 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60세 이상과 면역취약자 대한 부스터샷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백신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비판에 오히려 세계를 위한 '훌륭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부스터샷 접종을 통해 세계적으로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없었다면 세계는 부스터샷의 정확한 효능, 기간, 감염, 중증 발현 등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의 한 백신 접종소에서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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