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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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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현아, '트로이 목마'일까 '미끼'일까

2021-07-30 06:00

조회수 : 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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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자격을 놓고 김현아 후보자가 각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등 부동산 4채를 골고루 소유한 김 후보자가 과연 서민 주거를 이해할 수 있냐는 비판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놓고 김 후보자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과거 3기 신도시 조성을 발표했을 당시 김 후보자가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을 극렬히 반대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서울에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하면 "경기도에서는 안 되고 서울에서는 되느냐"는 질타를 피하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는 경기도와 서울의 주택시장 사정이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부족했다. 서울시의회는 지역을 떠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김 후보자의 철학이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공공임대는 주택공급 수를 떠나 서민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지어지고, 이는 무엇보다 SH공사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경실련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등 시민단체와 정치권, 광역단체장 등이 모두 김 후보자의 SH공사 사장 자질을 의심했다. 정확히는 김 후보자를 천거한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김 후보자를 옹호하는 곳은 후보자 자신 밖에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오 시장은 말 많고 탈 많은 김 후보자를 왜 SH공사의 수장으로 내정한걸까. 인사 검증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그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이경선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20여년간 민간 건설업계를 대변하는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점을 예로 들며 오 시장의 민간 공급 공약을 도우러 온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으론 오 시장이 김 후보자의 자질 부족을 전면에 내세워, 내곡동 관련 인물을 어부지리로 세우려는 전략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제시했다. 핵심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일파만파이지만 정작 서울시는 쏙 빠져있다. 오로지 김 후보자만이 본인 수습에 나서며 여론을 돌리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소유 부동산 4채 중 절반을 처분하고 처신을 바로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그러나 오 시장과 서울시는 여전히 꿈쩍도 안 한다.
 
이쯤되면 시민들도 진짜 궁금하다. 오 시장이 밀어붙일 주택 공약을 위한 '트로이 목마'일까, 아니면 오 시장이 마음 속에 낙점한 진짜 후보자를 내세우기 위한 '미끼'일까.
 
윤민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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