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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맹탕 원팀 협약식'…네거티브 문구 빠져 실효성 의문

원팀 협약서 정책 공약 중심 다짐, 탄핵·백제 공방 중단될지는 의문

2021-07-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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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경선 후보자들이 원팀 협약식을 열었지만 실제 네거티브 자제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네거티브 자제', '상호비방금지' 등 강력한 문구조차 협약서·선언문에서 빠지고 완곡한 어투로 바뀌면서 '맹탕 협약식'이 된 탓이다. 실제로 원팀 협약식 직후 후보들 사이에서 "네거티브를 한 적 없다", "검증은 지속한다" 등과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원팀 협약식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28일 오전 당사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이재명·김두관·정세균·이낙연·박용진·추미애(기호순) 후보가 참석했다. 
 
이들 후보는 이날 △미래지향적 정책 대안제시 △대선후보로서 품위와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을 것 △치열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원팀이 될 것 △약속을 책임감 있게 이행하고 신뢰를 높이는 후보가 될 것 △공명정대한 자세로 경선에 임하며 당헌·당규와 중앙당선관위 준칙을 준수할 것 등 5가지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번 협약식은 각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고 원팀 정신을 재고하기 위해 열렸다. 당초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백제' 발언으로 지역주의 소환 논란까지 벌이면서 네거티브의 중심에 섰다. 특히 백제 발언에는 정세균 후보가 '이재명 후보는 사실상 일베'라고 네거티브에 직접 가세했고, 김두관 후보("이낙연·정세균 후보는 지역주의를 불러내지 말라")와 추미애 후보("품위와 예의를 갖추라")도 거들며 네거티브전이 확산됐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상민 당선거관리위원장은 캠프총괄본부장을 불러 "상호비방금지"를 직접 촉구하며 네거티브 자제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두 캠프는 합의 직후 곧장 네거티브전에 돌입했다. 이들 캠프는 네거티브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검증은 계속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 탄핵, 백제 발언 등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당 선관위의 강력한 '상호비방금지' 구두 권고도 후보 간의 네거티브를 자제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치열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원팀이 될 것'이라는 완곡한 중재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제로 정세균 후보는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네거티브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원래대로 정책중심, 철저한 도덕성 검증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후보는 당 지도부에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돼야 한다며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네거티브의 중심에 선 이재명·이낙연 후보는 협약식에서 휴전을 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는 "이렇게 원팀 협약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돼 송구하다"며 "예선에서 상처를 깊게 입으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새기고 국민이 바라는대로 공정하게 원팀 정신을 발휘해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도 "조금 전에 원팀 선언을 했다"며 "선언을 최고로 잘 이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대선경선 후보들의 핵심 공약을 민주연구원과 공유해 당 대선 공약에 포함되도록 하는 원팀 협약서도 작성됐다. 민주당은 핵심 공약 개발과 정책 협력을 위한 정책 실무협의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경선 후보자들이 원팀 협약식을 열었지만 실제 네거티브 자제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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