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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능숙했던’ 오세훈 취임 100일…'코로나 대유행 시험대' 봉착

9개월 시장 공백 딛고 실용적 국면 전환 성공

2021-07-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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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시장 공백을 딛고 실리 위주의 시정운영으로 빠른 국면 전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취임 100일을 전후해 닥친 코로나19 대유행은 본격적으로 오 시장의 위기관리능력을 검증할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3·34대 서울시장을 지낸 오 시장은 지난 4월7일 재보궐선거를 거쳐 8일 38대 서울시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서울은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 35~37대 시장을 지낸 박원순 전 시장이 유고하는 과정에서 9개월간의 뜻하지 않은 정책·행정적 공백을 겪고 있었다.
 
오 시장은 ‘첫 날부터 능숙하게’라는 본인의 슬로건처럼 1년여간의 임기 초기부터 빠른 추진력을 보였다.
 
당초 박 전 시장과 정치·정책적 대립관계에 있었던 만큼 취임 직후부터 기존 주요 정책들의 중단·백지화가 우려됐지만, 오 시장은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기존 정책들을 비판하기보다 존중하는 태도를 수 차례 드러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보완·발전시키고, 따릉이, 제로페이를 유지했으며, 인기 높은 청년월세를 5배 규모로 확대하는 등 무리한 전임시장 지우기를 지양하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이 드는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이어가는 실용적인 시정을 보여줬다.
 
또한 10여년 전 시장 역임시절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서울시 안팎에서 ‘노련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유치원 무상급식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며, 10년 전 시장직을 떠나야만 했던 무상급식 파동에 머무르지 않고 한 발 나아갔다. 
 
짦은 임기지만 ‘복지시장’을 외치며 오세훈표 복지실험도 발빠르게 시작했다. 안심소득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하후상박형의 새로운 복지모델을 도입했다. 핵심공약으로 서울 130만 1인 가구의 안전·질병·빈곤·외로움·주거 등의 고통을 종합적으로 해결하겠다며 1인 가구 TF를 출범했다.
 
특히, 갈등 일로로 치닫을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시의회와의 소통이 돋보였다. 의원 110명 중 101명이 여당 소속인 압도적 상황이었지만, 시의원들과 한 달간 조찬을 가지며 직접 양해를 구하고 설명하는 낮은 자세로 조직 개편과 추경 4조원 통과를 이끌어 냈다. 자치구·중앙정부 등과의 관계에서도 명분만을 내세우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조합원 지위양도 시점 조기화 등을 이끌어 냈다.
 
서울시민 최대 관심이슈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신속하지만 신중하게’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규제 위주의 주택정책에서 탈피해 재개발·재건축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 공급 확대 측면 속에서도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엄중하게 대응해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오 시장에게 닥친 최대 위기는 코로나19 방역이다. 앞서 취임 초기에는 확진자가 하루 100여명 수준에 그치며 서울형 상생방역, 자가진단키트 도입 등으로 지친 소상공인들에게 활력을 주면서도 방역체계를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서울 확진자가 500~600명대까지 오르는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현재는 방역역량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원, 음식점, 카페, 노래방, PC방의 영업주·종사자들에 대한 선제검사명령, 야간 음주금지 행정명령, 백신 청년층 조기 접종 제안, 검사 대기 불편 해소 앱 개발 등은 보다 현장상황에 기반을 둔 조치들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을 두고 '서울시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체계 피로감으로 위기에 놓인 시민들 앞에서 오 시장의 위기관리능력이 본격적으로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는 “10년만에 다시 서울시로 오면서 안팎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전보다도 발전된 모습으로 능숙한 시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코로나19가 최대 현안인 만큼 위기를 잘 극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 확산 상황이 위중한 만큼 당분간은 코로나 방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집중하겠다”며 “4차 유행이 조금 진정되면 시민에게 서울의 미래 비전을 설명 드리고 함께 희망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합정경로당을 방문해 코로나19 방역상황 현장점검에 앞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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