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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온상된 쇼핑몰…'에어컨·화장실·손잡이' 감염 종합세트

현대백화점·스타필드 집단감염 잇달아…무더위·장마 피해 '몰캉스족' 늘어…주기적 환기·거리두기 사실상 불가

2021-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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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최근 쇼핑몰 감염이 여름철 방역의 새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통상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서식에 불리하다. 그러나 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한 쇼핑몰을 피서지로 삼는 '몰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확진자 급증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쇼핑몰은 비말을 멀리 퍼트릴 수 있는 에어컨, 수도꼭지나 손잡이를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 등 코로나19 확산 변수의 집합체다.   
 
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쇼핑몰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8일 기준 69명이다. 지난 4일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일하는 직원 2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나흘 만에 확진자가 급격히 불어났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선 지난 6일 매장 직원 1명이 확진된데 이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40여명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내 일부 매장이 문을 닫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선 지난 2일 계산대 직원 2명이 확진돼 일부 매장 영업이 중단됐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도 지난 2~5일 확진자 4명이 발생, 5일 하루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48명까지 늘며 임시휴점에 들어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구에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대형 쇼핑몰의 경우 공간이 넓고 밀접 접촉이 없더라도 감염 위험지로 꼽히고 있다. 먼저 에어컨 바람의 경우 여름철 방역의 새 위험요인이다. 여름철의 경우 더운 공기가 안으로 유입되기에 창문을 대체하는 공기조화시스템을 끈 채 에어컨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공기청정기 사용도 어렵다. 공기청정기는 공기를 빨아들였다 내뿜는 속성 탓에 비말이 더 멀리 확산 시킬 수 있다.
 
에어컨 감염 사례는 국내에서도 여럿 보고됐다. 지난해 경기 파주 스타벅스 무더기 감염과 전북의 한 분식집에서 감염이 발생한 원인으로 에어컨이 지목됐다. 중앙대책본부는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5번 교체하면 바이러스양이 환기 전 10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백화점의 경우 창문이 없지만 공기 조화시스템을 갖춰 대체 환기 수단이 있다. 
 
많은 방문자들이 이용하는 쇼핑몰의 화장실도 감염지로 지목되고 있다. 화장실 외창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환기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손잡이와 수도꼭지에 여러 사람 손이 닿는 것도 문제다. 마스크를 내리고 양치를 하기도 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분변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대변을 검사한 결과 약 83%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감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사람이 몰릴 경우 거리두기 2m를 제대로 지킬 수 없는 환경이 되기도 한다. 정부가 소비 진작 차원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백화점 3사 매출이 모두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대비 21.7%, 신세계는 16.0%, 롯데백화점은 15.5% 증가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렸다는 소리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주된 전파 경로는 비말을 통한 전파로, 바이러스가 감염원으로부터 배출될 수 있는 거리를 2m 미만으로 보고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환기가 불충분하고 에어컨, 선풍기가 가동되는 특정 환경에서 바이러스의 도달 범위가 넓어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백화점이나 마트 등 쇼핑몰 방문객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백화점은 식당이나 카페와 달리 방문자 QR코드나 수기명부를 작성하지 않는다. 이에 코로나 검사 대상이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자로 분류될 수 있다. 코로나 확산 경로가 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는 백화점 방문 인원 약19만명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형 쇼핑몰인 코엑스와 스타필드가 백화점과 지하 통로로 연결돼 있어 이곳을 방문한 경우에는 본인도 모르게 밀접 접촉자가 될 수도 있다. 이동이 쉬운 만큼 양쪽을 거쳐 간 유동인구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역시 현대백화점 등 감염 사례에 대해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종사자들 간 공용 공간을 같이 썼기 때문으로 본다"며 "환기가 어려운 환경적 요인들, 무증상으로 감염됐을 경우 장기간 감염이 노출된 상황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평일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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