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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연말에는 해결될까

인텔, 최근 생산계획 발표…6개월 이상 소요돼 4분기도 해소 장담 어려워

2021-04-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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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을 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인텔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계획 발표가 공급부족 해소의 변수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CEO 서밋이 끝난 후 차량용 반도체 제조계획을 밝혔다. 겔싱어 CEO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사태를 맞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나설 것”이라며 “6~9개월 내에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의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휴업으로 현대차(005380) 코나는 6000여대, 아이오닉5는 6500대 정도의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이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12~13일 휴업한 후 14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울산3공장은 지난 10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도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평택공장 가동을 이달 8일부터 16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해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GM은 2월 휴업에 돌입한 미국 캔자스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 대해 지난 10일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다음달 10일까지 생산중단 기간을 연장했다.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에만 10만대 이상 생산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토요타는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감산에 돌입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이번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100만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마진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확대할 유인이 적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피니언 미국 텍사스 공장은 올해 2월 한파로 인한 대규모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되어 6월께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공장도 3월 화재로 인해 정상화까지 시간이 소요되면서 수급난이 가중됐다. 
 
12~13일 휴업한 현대차 아산공장 모습. 사진/현대차
 
이지형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예측 실패로 시작됐다”면서 “특히 수급차질이 가장 큰 품목은 전장 시스템 제어를 수향하는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인데, 차량용 MCU의 생산부터 입고까지 기간이 기존 12~16주였다면 현재는 26~38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면 올 연말께 수급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 양산은 인텔의 목표시기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 수급상황을 감안하면 최소 3분기까지는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인텔이 지금부터 준비해도 양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4분기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성공한다면 연말에는 수급난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증설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6개월, 최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된다면 자동차 원가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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