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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금서 논란’ 비극의 탄생, 서울도서관 재논의한다

시민들 “21세기 분서갱유” 잇단 항의, 자료선정위 안건 상정키로

2021-04-14 16:09

조회수 : 3,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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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도서관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사건을 다룬 서적 ‘비극의 탄생(손병관 저)’의 열람 가능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14일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서울도서관은 지난 5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와 같은 소속기관인 입장에서, 직장 내 2차 피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직장 특수상황을 감안해 비극의 탄생을 열람 제한 조치했다.
 
열람 제한 조치의 근거는 서울도서관 운영규정 7조에 ‘단, 관장은 자료보존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판단했다. 
 
지난달 출간한 비극의 탄생은 박 전 시장 주변인물 50인의 증언으로 박 전 시장 사망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교보문고 3월 베스트셀러 정치사회분야 2위를 기록하는 등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만, 언론인권센터에서 ‘2차 가해의 집약체’라고 논평할 정도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열람 제한조치가 이뤄지면서 서울도서관은 곧바로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도서관 온라인 게시판에만 일부 찬성을 포함해 수십여개의 열람 제한 조치 반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열람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차지하고 있다. “반일종족주의, 제국의 위안부도 열람 가능한데 말이 안 된다”, “군사정권처럼 금서를 두는건가”, “시민이 읽으면 안되는 나쁜 책을 결정하는게 맞는 일인가”, “21세기 분서갱유나 마찬가지의 일”, “2차 가해 여부를 독자가 판단해야지 도서관이 검열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
 
서울도서관은 비극의 탄생에 대해 2차 가해라고 판단했으나, 정작 명확한 증거를 대진 못했다. 도서관 측은 온라인 답변에서 “2차 가해가 된다는 확실한 증거를 대기는 어렵다. 같은 직장 소속 동료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있는 도서를 대출하는 것이 동료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것과 같다는 판단”이라고 답했다.
 
열람 조치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서울도서관은 열람 제한 여부를 자료선정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키로 했다. 자료선정위원회는 이정수 관장을 위원장으로 전문가·학자 등 외부인사가 참여해 15명으로 이뤄진다. 
 
분기별 1회 개최 원칙으로 이미 1분기 위원회는 열린 상태로 비극의 탄생 관련 안건은 2분기인 오는 6월 안에 열릴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개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서울도서관은 위원회 결과를 정리해 발표할 방침이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열람 제한 조치를 반대하는 여러 시민들의 의견이 다수 접수됨에 따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외부 인사와 함께 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했다”며 “위원들의 일정 조율이 필요해 아직 일정이 정해진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비극의 탄생' 관련 항의글. 사진/서울도서관 홈페이지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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