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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한국·중국 따위가”…오염수 방류 결정하고 뻔뻔한 일본

아소 부총리 “마셔도 별일 없다”…원전 오염수 방류 합리화 급급

2021-04-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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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과정에서 주변국을 '패싱'한 일본 정부측 인사가 “한국과 중국 따위에게는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는 등의 막말을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외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이해를 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주변국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케이신문은 다른 고위 관리는 “한국과 중국 따위에게는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며 분개했다고 전했다. 오염수 방류가 주변국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에도 한국과 중국의 의견을 건너뛰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일본 관료들의 망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니혼자게이신문은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는 13일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에 대해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며 “한국과 중국, 대만을 포함한 세계 원자력 시설에서도 삼중수소가 포함된 액체 폐기물이 방출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결정은 과학적 근거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도 했다.
 
일본은 이번 결정을 앞두고 미국을 설득하는 데는 상당한 공을 들였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드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일본의 결정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며 일본측에 힘을 실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리하는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며 “일본 정부가 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 모두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처리수(treated water)'라 부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우 각각 오염수·핵폐수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미국은 일본측 용어를 사용하며 일본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일본을 옹호하고 나섰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라 칭하며 일본측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던 처리수의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일본 정부의 결정은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옹호했다.
 
또 "일본이 선택한 물 처리 방법은 기술적으로도 실현할 수 있고 국제적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외신에서는 일본의 자금력이 국제기구를 포섭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IAEA 예산 분담률이 8.2%로, 미국(25.0%)과 중국(11.6%)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상 방류가 현실적"이라며 오염수를 희석하는 설비공사와 규제 대응을 거쳐 2년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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