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열

건설업계 "어쩌나"…어수선한 LH, 택지 공급 계획도 밀렸다

11일 예정된 계획 발표, ‘자료 준비’로 취소

2021-03-14 00:00

조회수 : 3,97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3기 신도시 땅 투기 논란을 빚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 공급 계획 발표를 미뤘다.
 
보통 LH는 이맘때쯤 한 해 동안 공급 예정인 공동주택용지를 공개하지만, 올해는 일정이 조정됐다. 정부와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업무에 차질이 생긴 여파로 보인다. LH 택지 계획을 기다리던 건설업계는 경영 계획을 정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경기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홍보 간판. 사진/뉴시스
 
14일 LH에 따르면 LH는 올해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을 지난 11일 LH청약센터에 등재할 예정이었다. 온라인 설명회 역시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발표 예정일에 LH는 택지 공급 계획 공개를 미루기로 했다. LH 관계자는 “자료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라며 일정이 밀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택지 계획 공개가 늦어지는 건 땅 투기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LH는 내부 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정부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 직장인 익명 어플 블라인드에서 LH 직원들의 일탈도 나타나며 비판을 받고 있다. 내부가 어수선해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택지 공급 계획 발표일도 아직 미정인 상태다.
 
LH가 진행하는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 설명회는 관련업계에는 중요한 자리다. 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해 동안 판매할 땅을 소개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LH는 심혈을 기울인다. 택지 판매는 LH의 주요 업무다.
 
건설업계도 관심이 크다. 어떤 땅이 매입 가능한지, 사업성은 어떤지 등을 파악할 기회여서다. 건설사나 시행사는 이러한 공공택지를 매입해 주택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유지를 위해선 눈 여겨볼 수밖에 없다. 특히 분양 시장 열기가 뜨거운 근래에는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이는 공공택지 입찰에 적극적인 중견건설사뿐만이 아니다. 대형사도 공공택지에 관심 갖고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 입찰 중 단순추첨을 줄이고 경쟁방식을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설계공모 입찰을 비롯해 주택품질, 사회적 기여도 평가 등 항목을 도입해 점수를 매기는 식이다. 경쟁 방식 입찰에서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대형사가 중견사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한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이처럼 업계 관심이 큰 택지 공급 계획 발표가 늦어지면서, 업계는 고민이 커졌다. 올 한해 나오는 택지 입찰에 뛰어들기 위해 자금조달 등 사업 계획을 정하는데, 공급 발표가 늦어지면 이 같은 작업이 꼬인다는 게 업계 애로사항이다. 택지 공급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는 탓에 경영상 답답함도 커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첨이 돼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입찰을 고민해볼 기회마저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어떤 땅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선 사업 추진 조차 못한다”라며 “LH 내부의 일탈 때문에 건설업계 여러 회사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라고 토로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 김응열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