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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일 주총 쏠림 줄었지만…갈길 먼 5~6월 장미주총

3월말 주총 몰림 현상은 여전…결산실적 공시 일정 맞추기 빠듯

2021-03-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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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개최되는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닥 기업의 경우 올해 상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결산 및 주요 보고 공시일정을 맞추느라 3월 말 쏠림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상장사협의회가 지정한 주주총회 집중일(3월26일, 30일, 31일)에 주총을 개최하겠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이날까지 27곳이다. 작년 같은 기간 101곳에 비해 73% 줄었다.
 
기업들은 최대한 주총 집중일을 피해 잡은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협의회 주총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 신청 내역에 따르면 통상 주총이 몰리는 금요일(26일) 대신 전날인 25일에 78건이 몰렸으며, 주총이 잘 열리지 않는 월요일(29일)에도 73개사가 주총 개최를 예고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비슷한 추세다. 코스닥 상장사 중 코스닥협회가 지정한 주총 집중일(3월26일, 30일, 31일)에 총회를 열겠다고 사유를 공시한 곳은 129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 193건에 비해 줄었다.
 
금융당국은 상장사들이 주총 집중일에 주총일자가 몰리지 않도록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유도하고 있다. 정기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임원보수한도, 사외이사 선임 등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는데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면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어렵기 때문이다.
 
집중일을 피한 회사는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관리종목 지정 관련 예외요건 인정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집중일 기간에 총회를 개최하려면 미리 사유를 공시해야 한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지정 집중일이 작년 4일(3월13일, 20일, 26일, 27일)에서 3일로 줄었고, 주총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시행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총 소집공고는 총회 개최 2주 전까지 공고를 내기 때문에 이달 중순까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작년의 경우에도 소폭이긴 하지만 전년도에 비해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82.5%가 3월 하순(3월21일~31일)에 주총을 개최했다. 전년(90.4%) 대비 7.8%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특정일에 주총 개최가 집중되는 것은 줄었지만 통상 3월 말에 몰리는 주총이 몰리는 현상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해부터 결산 실적 공시일이 주총 6주 전으로 당겨지면서 2월말~3월 초 이른 주총이 더 어려워졌다. 사업보고서 제출 공시도 올해부터 주총 1주 전으로 앞당겨졌다. 해외종속회사가 있는 기업들의 경우 연결결산 확정까지 시일이 더 걸리면서 3월 말 개최가 불가피하다. 
 
또한 올해부터 5~6월 이른바 '장미 주총'을 열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했지만, 제도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총에서 다음연도 사업에 관한 주주 승인을 받는데, 1분기 중 사업을 빨리 확정짓는 게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주주 자격이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3개월 내이기 때문에 12월 결산법인들은 배당기준일 12월31일로부터 3개월 이내 주총을 열고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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