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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외면 받던 2기 신도시 분양권, '귀한 몸' 됐다…"웃돈만 수억"

검단·김포·양주·동탄, 수억원 ‘P’ 붙어 거래

2021-03-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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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수도권 2기 신도시의 분양권이 ‘귀한 몸’이 됐다. 초기 분양가보다 수억원 웃돈이 뛴 가격에 팔리고 있다. 2기 신도시는 서울과의 거리가 3기 신도시보다 멀어, 한때는 소외론까지 불거진 곳이었다. 연이은 규제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2기 신도시 분양권에도 수요가 흘러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에 위치한 ‘인천검단 호반베르디움’ 전용 72㎡ 분양권은 지난달 6억887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면적대의 최초 분양가는 최저 3억1310만원~최고 3억5580만원이었다. 분양가보다 3억3290만원~3억7560만원 뛴 값에 분양권이 거래된 것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권도 지난달 억대의 웃돈이 붙어 매매됐다. 이 면적대의 실거래가격은 6억3740만원이었다. 최초 분양가는 3억5810만원~4억700만원에 형성됐다. 최소 2억3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유승한내들 에듀파크’ 아파트도 웃돈 붙은 분양권이 거래됐다.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권은 5억448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최대 1억9150만원 뛴 값이다. 이 단지들이 조성되는 검단신도시는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보다 외곽에 위치한다. 3기 신도시 발표 때 지역내 반발도 심했던 곳이다. 
 
분양권 몸값이 비싸진 건 검단 인근 김포 한강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이곳에 위치하는 ‘금성백조구래역예미지’ 전용 78㎡ 분양권은 6억7250만원에 팔렸다. 이 면적대의 초기 분양가는 2억9530만원~3억3020만원이었다. ‘김포한강 동일스위트더파크(ThePark)’ 1단지와 2단지에서는 전용 84㎡ 분양권이 각각 5억4000만원, 6억900만원에 매매됐다. 두 단지 84㎡ 면적대의 최초 분양가는 최저 3억2700만원~최고 3억5100만원이었다. 
 
이밖에 양주신도시에선 ‘양주옥정신도시 대방노블랜드 더 시그니처’ 전용 84㎡ 분양권이 이달 6억4940만원에 매매돼 분양가 대비 최대 3억4980만원 뛰었다. 동탄2신도시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 전용 102㎡ 분양권은 최초 가격보다 4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9억4745만원에 실거래됐다. 
 
2기 신도시는 소외론 논란에 미분양 리스크도 겪었지만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2기 신도시로 발을 돌리며 일대 분양권 몸값이 크게 뛴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가 유입하기에도 용이했다. 신도시 분양이 진행되면서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처럼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각종 교통 개발 소식도 대기 중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입주에는 최소 4~5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운 이들이 2기 신도시 분양권 매수에 나섰다는 평가다. 
 
2기 신도시 분양권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대규모로 풀리지만,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가 어렵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신도시의 아파트 시장을 보면 시간이 지나 그럴듯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면서 분양권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라며 “수급 불균형이 단기에 완화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거주 대안을 찾는 이들이 2기 신도시 분양권 매수에 계속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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