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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발표, 가정부터 틀려"…전기차 화재 문제 배터리사들 '울상'

2021-02-26 06:03

조회수 : 6,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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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토교통부가 현대차(005380) 코나EV 등 일부 전기차종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셀 제조불량 가능성을 지목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아직 결함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토부 발표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할 뿐 전기차 화재 원인을 콕 집어 명확히 규명한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터리 화재를 일으킨 열폭주 현상의 원인을 찾지 못한 상황에 이뤄진 재연 실험도 신뢰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차는 코나EV와 아이오닉 전기차, 전기버스 일렉시티 등 2만6699대분에 대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실시한다. 리콜은 다음달 29일부터 시행된다.
 
국토교통부가 현대자동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 등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배터리 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한다고 밝힌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에서 한 직원이 코나 전기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터리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현대차와 LGES에 매우 민감한 문제다. 리콜에 드는 비용만 1조원에 달하는 데다가, 비용 분담 과정에서 양사간 공방이 이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결함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 전량 교체 등을 결정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나 전문가들은 조사 자체의 신뢰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코나 화재의 원인이 "LGES의 중국 난징 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에 따른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음극탭 접힘으로 음극에 리튬 부산물이 석출되고 석출물이 양극으로 확산되면서 양극탭과 접촉 시 배터리 단락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가정 하에 이뤄진 재현 실험에서 실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현대차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 LG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 각각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토부와 KATRI가 제시한 자료로만 봤을 때 배터리 단락을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단락 현상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전지의 기초적인 부분에서 차근차근 풀어가보면 음극탭 접힘에 따라 리튬 부산물이 확산이 돼 단락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전지에서 산물이 일어나는 조건은 과충전이 일어날 때로, 과충전이 됐다는 것은 제조 과정이 아닌 차를 타면서 나오는 진행성 불량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오작동이 크다는 설명이다.  
 
자료/국토교통부
 
박 교수는 인위적인 배터리셀 내부의 열 폭주 시험으로 화재를 재현한 실험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 화재를 일으키는 열 폭주는 원인이 아닌 결과"라며 "열 폭주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두고 재현 실험을 하는 것은 성립할 수 없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것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지난해 10월 이뤄졌던 리콜 당시 국토부는 LGES 배터리 분리막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결과 발표에서 분리막 손상은 배터리셀 화재 재현 실험을 했지만 화재 원인이 아닌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은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를 규명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는 반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이번 조사에서는 셀 자체의 불량인가, 양질의 셀을 반복해서 잘못 충전을 해서 피로도가 쌓여 화재가 생긴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 어느 것도 확실히 밝히지 못했다"면서 "앞서 리튬이온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사태 때도 정부는 융합적 원인이라고 발표하면서 애매모호하게 결론을 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러한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삼성SDI(006400) 배터리를 탑재한 독일 BMW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화재 가능성에 따른 리콜 발표 당시에도 배터리셀 문제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국토부는 BMW 530e iPerformance 등 6개 차종 1257대(판매이전 포함)에 대해 "고전압배터리 셀의 생산과정에서 셀 내부에 이물질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물질이 셀 내부에 남아 있을 경우 배터리 단락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BMW사가 낸 보고서에 근거한 내용이지만 삼성SDI 측 역시 어디까지나 가능성일뿐 이를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태로 인한 악재가 길어질면 국내 배터리 산업 전반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도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과 파트너십까지 훼손하면서 문제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경우 양사 모두에게 큰 출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필수 교수는 "결국 원인이 밝혀진다 해도 해당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뚝 떨어질 수밖에 없어 양사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리콜 비용 분담을 5:5로 나눈다든지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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