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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영상)보험사들 '착한실손보험' 앞세운 타상품 연계영업

실손보험 갈아태우고 타상품 가입 유도…4세대 아닌 3세대 실손으로 유도도

2021-02-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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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착한실손의료보험을 앞세운 타상품 연계영업이 활발하다. 일부 보험사들은 구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낮은 보험료를 어필하며 실손보험 갈아타기를 종용, 종합보험 연계 영업까지 벌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001450)은 최근 '올해 7월 4세대 실손보험 출시에 따른 착한실손전환 안내'라는 마케팅 자료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 배포했다. 이 자료는 오는 7월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오기 전에 3세대 실손보험인 일명 '착한실손보험'을 가입토록 권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장 수준이 낮기 때문에 구실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은 4세대 실손보험 보다 좋은 착한실손 보험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구실손보험(1세대, 2009년 9월까지 판매) △표준화실손보험(2세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 △착한실손보험(3세대, 2017년 4월 이후 판매) △4세대실손보험(2021년 7월~)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통상 출시 시기가 빠른 상품일수록 보장 수준도 높다.
 
가령 구실손보험은 일반적으로 자기부담금이 없지만 표준화 실손보험부터 자기부담금이 발생한다.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급여20%, 비급여30% 수준으로 늘어난다. 통원 공제금액 역시 구실손보험 5000원, 표준화실손보험 1만원~2만원, 4세대 실손보험 3만원 수준이다.
 
보험사들이 구실손보험을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전환토록 권고하는 배경에는 보험료 인상이 자리한다. 구실손보험은 보장이 좋은 만큼 도덕적 해이가 높아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에 따른 보험료 인상폭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화재(000810)는 지난 18일 컨퍼런스콜에서 구실손 보험료를 19% 인상할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15~17%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문제는 새로운 실손보험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끼워팔기 영업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료가 절약된 만큼 종합보험과 연계해 다른 보험까지 가입토록 권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현대해상의 종합보험과 실손보험의 연계판매비율은 59.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끼워팔기를 방지하고자 2018년 4월부터 실손보험을 단독형 상품으로만 판매토록 규제한 바 있다.
 
보장을 앞세운 실손보험 갈아타기 영업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에 구실손보험이 보장 수준이 가장 높은데, 4세대 실손보험이 착한실손보다 보장 수준이 낮기 때문에 착한실손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도덕적 해이를 막고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4세대 실손보험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애당초 보험료 인상이 우려되면 새로 나올 실손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맞지 않냐"면서 "4세대실손보험을 비판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보장 수준이 좋은 구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그 대안으로 착한실손보험을 권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광화문 본사 전경. 사진/현대해상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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