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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부분변경 했는데도 안팔리네”…단종위기 놓인 스팅어

월평균 300대 수준으로 감소…경쟁모델 대비 프리미엄 이미지 부족

2021-02-18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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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의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제네시스 G70, BMW 3시리즈 등 경쟁 차량에 밀리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실적이 계속된다면 단종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팅어의 판매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스팅어는 2017년 5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해 8개월 동안 6122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5700대, 2019년 3644대, 2020년에는 3525대로 월 평균 300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아는 지난해 8월 부분변경 모델인 ‘스팅어 마이스터’를 선보이면서 부진 탈출을 모색했다. 7월 279대, 8월 195대에서 9월 466대, 10월 480대로 신차효과가 반짝 있었다가 11월 366대, 12월 343대, 올해 1월에는 279대로 감소했다. 해외에서도 2018년 2만7641대에서 2019년 2만3308대, 2020년 1만8269대로 해마다 줄었다. 
 
스팅어가 지난해 8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기아
 
독일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지난해 8월 ‘현대·기아차의 주요 성공 요인’에 대해 다루면서 “스팅어는 감성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놀라운 주행 성능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스팅어는 지난해 9월 ‘2020 러시아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서 포르쉐 파나메라를 제치고 그랜드 투어링카 부문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해외에서의 높은 평가에도 부진이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단종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아는 스팅어 마이스터를 내세우면서 기존 2.2 디젤 모델을 없애고 2.0 가솔린 터보는 2.5 가솔린 터보로 바꿨다.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최고출력은 304마력, 최대토크는 43.0kg.m로 기존 2.0모델(255마력, 36.0kg.m)과 비교해 큰 폭의 성능 개선을 이뤘다. 기아는 스팅어 마이스터의 모든 트림에 엔진 동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 차동 제한장치(M-LSD)를 기본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지만 실적 개선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반면, 스팅어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제네시스 G70은 2018년 1만4117대, 2019년 1만6975대에서 2020년 7910대로 줄었지만 지난해 10월말 페이스리프트 출시 후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0월 233대, 11월 350대에서 12월 1224대로 증가했고 올해 1월에도 1001대로 두 달 연속 1000대를 넘겼다. G70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4392대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14.8% 증가한 5044대를 판매했다. 
 
스팅어 마이스터 모습. 사진/기아
 
G70 2.0의 시작가격은 4035만원으로 스팅어(3853만원)보다 다소 비싸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로 인해 스팅어에 비해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다. 다른 경쟁모델인 BMW 3시리즈는 2019년 6822대에서 2020년 8140대로 증가했다. 게다가 BMW는 최근 2세대 4시리즈를 국내 출시하면서 스포츠 세단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국내 시장에 고성능 모델이 많아지면서 스팅어의 입지가 좁아질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벨로스터 N의 풀체인지 모델과 아반떼, 쏘나타 N라인 등을 선보였고 올해는 코나 N 등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한다. BMW는 올해 뉴 M440i 쿠페를 비롯해 뉴 M3, 뉴 M4 등 총 7가지의 M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AMG GT 4도어’ 부분변경 모델 등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스팅어의 가격은 펀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구매하기에는 약간 높은 가격”이라면서 “스팅어의 성능이나 품질은 좋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해 프리미엄 이미지가 부족한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 입장에서도 쉽게 스팅어를 단종하지 않겠지만 부진이 이어진다면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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