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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현대 전기차 화재에 소비자 불안감 가중…"책임 공방 그만해야"

현대차, 2차 자발적 리콜 검토…"아이오닉5 판매 전 악재 털어내야"

2021-02-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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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코나EV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자발적 리콜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코나EV에 이어 전기버스 '일렉시티'까지 화재가 발생하며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책임 전가보다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나EV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차 리콜 대상인 국내외 7만7000대(2017년 9월~지난해 3월 제작)의 코나EV를 포함해 같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오닉EV, 전기버스 일렉시티가 이번 2차 리콜 대상으로 유력하다.
 
지난 15일 오후 3시54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2번 국도 2번국도 평발고개 인근 내리막 도로에서 풍호동 방면으로 운행하던 현대 전기버스 일렉시티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차 리콜에 투입되는 비용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비용 분담 비율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작했고, 배터리 관리시스템은 현대차가 생산한 만큼 양사 간 분담 비율에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화재에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속도감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나EV는 지난 2018년 5월19일 처음 화재가 보고된 후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인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무려 3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지난 15일 경남 창원에서 달리던 현대차의 전기버스 일렉시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는 충전 중이 아닌 주행 중 발생한 첫 화재사고다. 당시 버스 내 승객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수의 승객을 태웠을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폭스바겐 그룹이 디젤차 치팅 프로그램 삽입으로 발생한 디젤게이트나, 문제의 책임을 고객과 부품업체에게 전가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도요타 리콜 사태 등은 신속 대응에 실패해 문제가 커진 사례들"이라며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해관계자들이 빨리 봉합해 소비자 불안감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전기차 화재 책임 공방은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 지적이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책임으로 판명될 경우,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K-배터리 어벤저스라는 찬사를 받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하다. 
 
현대차의 배터리 관리시스템 문제로 판명돼도 국내외 전기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가 전기차 화재에 관해 어떤 결과를 내놓아도 국가의 대표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관계자 모두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입브랜드들이 전기차 신차를 쏟아내기 시작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전기차 화재는 소비자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안전과 직결된 만큼 소비자들이 국내 전기차를 선택하기 보다는 수입 전기차를 기꺼이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목소리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고, 전기차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이번 전기차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렇게 시간만 다시 흐른다면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며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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