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권안나

여객수요 회복도 깜깜한데…치솟는 국제유가에 항공업계 '울상'

브렌트유·두바이유·WTI 모두 60달러선 돌파…작년 1월 이래 최대치

2021-02-17 05:40

조회수 : 2,28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수요 회복이 묘연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익을  내기도 힘든 상황에서 고정비만 더해지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배럴당 63.30달러에, 두바이유는 배럴당 6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 8일, 두바이유는 9일 6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각각 지난해 1월 이래 최대 거래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5일 기준 6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올해 연초 가격 대비로만 19~25%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유가는 마이너스까지 하락했지만 연말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 따라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된데다 백신 접종 국가 확대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들어 미국에 혹독한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전력과 난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원유 생산 지역에 시추 및 생산시설 가동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 25개 주에 폭풍 경보가 발령됐으며, 약 1억5000만명이 한파주의보 영향권에 포함됐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비가 항공사 전체 운영 비용의 최대 3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고정비 증가가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준으로 항공유가 1달러 상승 시 약 200억~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는 유류할증료 부과를 통해 손실액을 일정 부분 보전할 수 있었지만 수요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그마저도 어렵다.
 
한국항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13개 항공사의 국제선 및 국내선 여객수는 총 313만875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한 21만2925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겨우 시작된 단계에서 변이 바이러스까지 각지에서 등장하고 있어 명확한 수요 회복 시기는 가늠하기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국제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원유 재고는 4억8000만 배럴로 6월 5억4000만 배럴 고점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며 "미국 정제시설 가동률도 80%를 상회 중인데 현 추세가 지속할 시 3월 말에는 3억9000만 배럴까지 감소해 이 경우 국제유가 상단은 배럴당 70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불안정한 중동 정세도 유가 상승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멘 내전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싸우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후티가 발사한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공표하면서 정세 악화 우려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후티 반군에 대한 국무부 테러단체 지정을 취소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류비 상승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지비라도 벌어보기 위한 각종 자구책을 실행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여객 수요가 회복돼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 권안나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