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권유승

호실적 보험사 CEO 연임 '청신호'

"당장의 변화보단 안정"

2021-02-15 15:55

조회수 : 2,61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내달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사 수장들이 호실적에 힘입어 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와 달리 장수 최고경영자(CEO)의 약진이 예상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 등의 임기가 내달 만료된다. 
 
우선 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세대교체를 예상하기도 했으나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경영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DB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보다 47.5%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43.2% 늘었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번 5연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도 3연임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순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43.3%, 72.4% 증가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메리츠화재의 급성장을 주도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의 제휴를 강화하고 사업가형 점포제를 도입하는 등 혁신 경영에 나섰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도 삼성그룹의 '60세 퇴진룰'을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인위적인 채권 매각 없이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순익과 영업익은 전년 보다 각각 17.3%, 20.6% 증가했다.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에 1억1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등 글로벌 사업 영역도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생명보험사 수장들도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부터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순익은 313.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무려 666.1% 증가했다. 최근에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로 인해 불거졌던 노사 갈등을 불식시키며 연임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도 3연임을 노리고 있다. 2018년 단독대표 이사 취임 후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실적도 양호하다. 순익과 영업익이 각각 14.5%, 61% 증가했다. 보장성 중심의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나타낸 수장들도 연임이 기정 사실화 됐다.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최근 임원후보추춴위원회 회의에서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 역시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내달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장들의 연임은 세대교체가 이뤄졌던 지난해와 사뭇 비교된다. 삼성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은 지난해 실적 악화를 나타낸 장수 CEO들을 교체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선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더라도 업계 영업환경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변화를 주기 보다는 안정을 택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 사진/각 사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 권유승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