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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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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탁 치다.
(기자의 눈)돈에 미친 은행직원 못 믿겠다

2021-02-10 06:00

조회수 : 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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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가까이 두기에는 미심쩍은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반듯하고 친절하지만, 말과 행동에 진정성이 없고 이익에 따라 태세가 자주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나에게 직접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정신건강상 가까이 두지 않는 게 이롭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어쩔수 없이 곁에 둬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은행 직원이다. 
 
취재결과 모 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고객 돈을 횡령해 주식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직원의 횡령이야 비일비재한 사건이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해당 직원은 대환대출 방식으로 무려 30억원 규모의 고객 돈을 가로챘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한 몫 챙기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남의 돈을 훔쳐 자산을 불리려는 행위는 파렴치한 금융사기와 같다. 
 
실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는 매년 수십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다. 은행 직원이 고객의 돈을 빼돌려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생활자금에 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85건의 은행 금융사고가 발생해 총 4792억원의 피해액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은행 직원들을 마주할 때마다 스스로 고난도 사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 직원이 추천한 상품이 나에게 정말 이로운 것인지, 은행 직원이 정말 제대로 상품 설명을 하고 있는지, 끊임 없이 궁리해야 한다. 개인적인 인간관계였으면 이런 미심쩍은 대상은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므로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에 금융거래 독점권을 줬으니 피할 방도가 없다.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은행들은 코로나 위기에도 수조원대의 이익을 내며 건사해 보인다. 반면 국민 입장에서는 자신과 상관없는 '남의 잔치'일 뿐이다. 국민들은 커져가는 시장 불확실성으로부터 스스로 자산을 보호하기 바쁘다. 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내도, 국민 자산을 보호하지 못하고 나아가 불신을 낳는다면 그건 이미 은행으로서 자격을 잃은 것과 다름없다. 
 
경험상 틀어진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건 상대방에서 이익만 취하려는 자세를 버리는 것이다. 돈에 미친 사람에게 자신의 전재산을 맡길 수 없듯, 이익에 미쳐있으면 누구도 곁을 주지 않는다. 감독당국의 지시 때문에 억지로 소비자보호를 외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은행의 본질이 신뢰인 만큼,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홍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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