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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맥도날드 마티네즈호 1년…품질 우선 경영 '잰걸음' vs 햄버거병 '경영부담'

버거 이어 맥카페까지 품질 개선…커피 한 잔 원두 14% 늘려

2021-02-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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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사진/한국맥도날드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부임 1년을 맞은 가운데 품질 우선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커피 메뉴인 맥카페의 품질 개선에 나섰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에스프레소 커피 전 메뉴의 원두 투입량을 한 잔당 평균 14% 늘린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맛과 향이 진해지고 바디감이 깊어졌다.
 
이어 한국맥도날드는 미트칠리 비프버거와 미트칠리 치킨버거를 신규 출시했다. 이들 제품 역시 고급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트칠리 소스, 사워크림 등 퀄리티 높은 재료로 만든 만큼 프리미엄 버거로 포지셔닝 했다는 게 한국맥도날드의 설명이다.
 
한국맥도날드가 메뉴 품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시점은 마티네즈 대표 임명 시점과 맞물린다. 마티네즈 대표는 지난해 1월 29일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대표 후임으로 선임된 바 있다.
 
당시 한국맥도날드는 조 전 사장의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메뉴 품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실제로 일부 메뉴의 빵을 저가형으로 바꾸며 마진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으며 수익이 나지 않는 메뉴는 없앴다.
 
마티네즈 대표는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취임 일성으로 ‘고객 중심, 더 맛있는 버거,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내걸고 전략적 카드로 베스트버거를 꺼내들었다. 베스트버거 전략이 시도된 것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었다.
 
베스트버거는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모든 햄버거의 빵(번)을 새롭게 바꾸는 한편 조리방법에 변화를 준 것이 핵심이다. 클레이즈 코팅, 패티 조리 설비·방식 변화, 치즈 녹이는 시간 연장, 소스 분사 방식 개선, 채소 보관 시간 단축 등 버거를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과감하게 바꿨다. 이에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베스트버거 전략이 적용된 행운버거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올해 연초 출시한 행운버거가 출시 3주만에 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최근 3년 같은 기간과 판매량을 비교한 것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예년과 다르게 베스트버거를 적용한 것이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한국맥도날드의 분석이다. 행운버거는 매년 새해 맥도날드가 내놓는 시즌 한정 메뉴로 2013년 처음 출시됐다.
 
다만 취임 1년을 맞은 마티네즈 대표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과 관련한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만큼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전·현직 임직원을 불러 오염된 패티 납품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품질관리팀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2018년 용혈성요독증후군 발병 원인이 한국맥도날드 햄버거에 의한 것이란 증거가 부족해 한국맥도날드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시민단체의 추가 고발과 국정감사에서 허위 진술 요구 의혹이 나오면서 재수사에 착수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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