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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력사 부도 위기 …'생색내기' 말 뿐인 정부 지원

쌍용차, 오는 10일까지 생산 중단 공시…"아직 정부 지원 받은 곳 없어"

2021-02-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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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일부 대기업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또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반면 영세한 부품협력업체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하며 부도 위기다. 정부가 이들을 위해 금융지원을 가동한다고 했지만, 말뿐이라는 비판이다. 
 
쌍용차는 5일 공시를 통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총 3일간 평택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생산중단 사유는 협력사의 납품 거부에 따른 생산부품 조달 차질이다. 쌍용차는 앞서 같은 이유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총 3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가 일부 대기업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또 다시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쌍용차는 생산재개 예정일을 설 연휴 직후인 오는 16일이라고 공시했지만 공장 가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외국계를 포함한 대기업 부품업체와 일부 중소협력업체들이 지난해 어음을 포함한 미결제 대금의 현금 지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서다. 
 
정작 문제는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대형 부품사가 아닌 납품을 이어가고 있는 영세한 중소부품업체들이다. 쌍용차 1·2차 협력업체에 해당하는 영세 중소부품업체들은 현재까지 약 4개월분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했다.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엔 추가 납품을 진행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쌍용차 매각이 이뤄져야 밀린 대금을 모두 받을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 대출로 버티거나 지인에게 자금을 빌려 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경 쌍용차 협동회 사무총장은 "지난해부터 월급을 못 주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부도처리만 안하고 사장 혼자 회사를 지키는 부품업체들이 많다"며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협력사들의 신용등급이 동반 하락해 은행 문조차 두들기지 못하는 기업들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쌍용차 부품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했지만, 아직 정부 지원을 받은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금융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생색내기용 논의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는 영세한 업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품 납품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대기업들이 납품 거부를 하는 것은 상생 차원에서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중소협력사 10만여명의 고용안정과 20만명의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임에도 자기들 기업 이윤만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다음주에도 납품거부 협력업체들을 지속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잠재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을 하지 않는 회사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쌍용차로써는 이들을 설득해 공장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날 정일권 쌍용차 노조 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쌍용차 경영위기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기간산업보호를 위하여 정부와 채권단은 쌍용차와 부품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 실질적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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