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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희비 갈린 공매도 금지)코스피 1%대 하락에도 소형주 홀로 선방

공매도 일부재개 발표 다음날…대형주 1.4%↓, 소형주 0.26%↑…개미들 "중소형주 빛볼까" 기대

2021-02-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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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는 5월3일부터 대형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공매도 재개 대상에서 제외된 중소형주의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 매매 전략을 어떻게 갖고 갈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이날 전일 대비 42.12 포인트(-1.35%)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규모별 대형주·중형주·소형주의 등락은 온도차를 보였다. 대형주(상위 100개)와 중형주(199개 종목) 지수는 각각 1.53%, 0.84% 하락했지만, 소형주(482개) 지수만 0.26%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소형주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올 들어 대형주 위주로 상승세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전날(3일)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오는 5월2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5월3일부터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된다. 이외 종목들의 재개 시점은 미정으로 남겨뒀다.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해 공매도의 주가하락 영향이 비교적 적은 종목들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공매도가 재개되는 코스피 200종목엔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로 구성돼있다. 삼성전자(005930)(-2.48%), SK하이닉스(000660)(-3.85%), NAVER(035420)(-3.3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5%), 삼성SDI(006400)(-1.45%), 셀트리온(068270)(-1.73%), 카카오(035720)(-1.62%) 등 종목들이 이날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200 지수는 1.62% 하락해 코스피보다 하락 골이 깊었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새해 상승장을 주도한 대형주 대신에 중소형주로 수급이 몰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공매도 재개가 미뤄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주식투자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는 "대형주에만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지나치게 많이 오른 대형주 물량은 줄여나가고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찾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의견이 공감을 받았다.
 
공매도 상위 종목 중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하지 않는 종목들 위주로 알짜 중소형주를 골라내는 게시글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5월3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되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은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2%, 10%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공매도 잔고 비중은 커서 '일부' 재개라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직전인 지난해 3월13일 기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 10위 종목 중 7개가 코스피200에 포함된다. 셀트리온(068270)의 공매도 잔고가 2조원을 넘어 전체 공매도 잔고의 9.35%를 차지했으며, 이어 롯데관광개발(032350)(7.28%), 두산인프라코어(042670)(6.27%), LG디스플레이(034220)(5.75%) 순으로 잔고가 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매도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가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이다. 상위 3개 종목(헬릭스미스(084990), 에이치엘비(028300), 케이엠더블유(032500)) 중 에이치엘비와 케이엠더블유는 각각 시가총액 상위 3위, 11위다. 헬릭스미스는 현재는 57위로 밀려나있으나 지난해 10위권을 노리던 종목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 휴젤(145020), 제넥신(095700), 씨젠(096530), 알테오젠(196170) 등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대형 바이오 종목들도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된다.
 
표/뉴스토마토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형주에만 일부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공매도가 대형주에 몰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 경우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고 결국 중소형주를 비롯해 모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통해 국회로 정부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한 상태며, 앞으로도 금융위와 청와대를 상대로 규탄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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