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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쌍용차 정상화 '산 넘어 산'…투자 결정 미정부터 외교 변수까지

HAAH 아직도 최종 의사결정 못 하고 출국…산은 금융지원 논의 시작도 못해

2021-02-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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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쌍용차 정상화가 '산 넘어 산'이다.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필요하지만, HAAH가 최종 의사결정을 못 하고 출국한 데다 쌍용차 회생계획안도 마련하지 않아서다. 
 
HAAH가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마련해도 채권단의 사업계획 타당성 검토를 통과해야 P플랜 돌입이 최종 결정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P플랜 돌입시 마힌드라가 쌍용차 채권자로의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자칫 한국과 인도 간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정상화가 산 넘어 산이다. 사진/뉴시스
 
최대현 산업은행 선임 부행장은 2일 기자간단회에서 "HAAH와 마힌드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투자유치 협의회를 통한 협상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P플랜 진행을 위해 이해관계자 사전 협의는 필수지만 현재 쌍용차가 P플랜 관련 사업계획안과 회생계획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잠재적 투자자는 1월 방한 이후 P플랜 최종의사를 결정하지 못하고 출국했다"며 "P플랜은 잠재적 투자자를 전제로 하는 바 향후 쌍용차와 HAAH가 협의 하에 회생계약안을 마련하면 채권단은 HAAH의 투자 집행, 사업 계획의 타당성 등을 검토해 P플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잠식 상태로 경영 위기에 몰린 쌍용차가 P플랜을 꺼내 들었지만 HAAH의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P플랜 돌입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채권단이 HAAH에게 쌍용차에 대한 자금조달 관련 증빙(LOC)을 요구했지만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HAAH의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쌍용차만 회생계획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회생계획안은 구체적인 중장기 사업 계획, 부실 해소를 위한 자구안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HAAH와 쌍용차가 협의해 마련해야 한다. 
 
HAAH와 쌍용차가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P플랜 돌입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쌍용차 정상화에는 중요한 의미다. HAAH가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늦어도 이달까지는 마련해야 채권단의 사업계획 타당성 검토 기간과 여부 결정 과정 등을 거쳐야 P플랜 진행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산은은 HAAH의 사업계획이 포함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의 타당성 평가를 통해 금융지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쌍용차에 대한 금융지원이 불가능함을 못 박은 셈이다. 
 
간신히 P플랜에 돌입해도 인도 기업인 대주주 마힌드라로 인해 자칫 한국과 인도 간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플랜 진행 시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대주주이자 채권자로서 본인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원활한 협상이 어렵다면 인도시장에서 한국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보복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중국 장안자동차는 인도진출 계획을 한 차례 보류한 바 있다. 라다크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도군과 충돌한 뒤 중국과 인도관계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군사 충돌 이후 인도정부가 중국 기업들에게 보복조치를 취했고 인도에 5억 달러 이상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장안자동차는 이를 보류했다. 장성기차 역시 인도 증설 계획에 대한 센터의 FDI 승인 문제와 비자 취소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산은은 이날 마지막으로 "만약 신규 투자유치 실패하거나 사업계획 타당성 미흡으로 P플랜 진행 미흡시 통상 회생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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