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병남

(인터넷은행 춘추전국시대)②카카오뱅크, 하반기 IPO 앞두고 색깔내기

중신용자 금리 0.6%P 낮추고 무담보 상품 출시…기업대출 진출 시도

2021-02-03 06:00

조회수 : 1,79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색깔내기 전략에 돌입했다. 중금리·저신용자 대출을 강화하기 위한 무담보·무보증 상품 출시를 예고하는가 하면 가계대출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대출 상품 부문에서 금융포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중금리 대출은 4~6등급 중신용자에게 한 자릿수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때부터 내세운 목표다.
 
먼저 고신용자 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여신 방안을 실행해 지난 1월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한정된 대출재원을 다른 곳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추가로 이날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 최저금리는 0.34%포인트 올리고, 중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최대 0.60%포인트 내렸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선다.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해 무보증·무담보 상품 출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 대표는 "작년 1조4000억원 규모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했는데 올해 규모는 이보다 획기적으로 제고될 것"이라면서 "지난 3년 간 사잇돌·민간중금리 대출 경험으로 규모 확장을 준비했고, 이제 테스트에 나서는 셈"이라고 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올해를 기업대출 시장 진출의 원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반기 출시 목표로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부 개발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이들은 대출업무 중 중소기업을 제외한 일반 기업대출은 금지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맺은 '스마트보증' 업무협약이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서비스, 신용카드모집 대행 등은 올해도 제휴 회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마트, 마켓컬리와 제휴 연계한 26주적금은 더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할 예정이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핀테크·테크핀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전략은 IPO에 따른 신규 수익성 기대감 충족과 금융당국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은 시중은행들도 고객 신용데이터 평가를 바탕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는 분야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136억원(잠정치)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지만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성장성을 더 부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더구나 금융당국은 지난해 인터넷은행들을 불러 모아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여신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낮다며 출범 취지를 살리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금리격차가 줄어든 데다 인터넷은행들이 신용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진 점도 있다"면서 "비대면 확대로 과거 세컨드 계좌로 보던 시각이 최근엔 금융 플랫폼 경쟁사로 대체되는 등 달라진 위상에 책임감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 신병남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