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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훨훨 나는 변액보험, 증시 조정오면 어떨까

나흘새 1조원 이상 증발 사례…손실 가능성도 인지할 필요

2021-02-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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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증시 활황에 변액보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조정 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액보험 펀드 총 자산은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115조원으로 나흘 만에 1조원 이상 증발했다. 상품 유형별로 보면 이 기간 국내투자는 96조원에서 95조원으로 약 1조원 감소했다. 해외투자는 15조원으로 지난달 25일 보다 약 1000억원 떨어졌으며, 국내외투자 역시 약 600억원 감소했다.
 
변액보험 펀드 자산이 나흘 만에 급락한 것은 증시 하락에 기인했다. 해당일 코스피 지수는 2976.21를 나타냈다. 한달 가량 3000선을 훌쩍 상회해 오던 지수가 무너져 내렸다. 실제 증시 폭락이 발생했던 지난해 3월 변액보험 펀드 자산은 이틀 새 2조원, 한달 동안 13조원 이상 증발하기도 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최근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7000억원을 상회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6.7% 증가했다. 생보업계는 지난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액보험에 대한 보험소비자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며 제로금리 시대가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에 한 푼이라도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 열풍이 불면서 변액보험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현장에서도 변액상품을 연계한 영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은 상품이다. 가입자들에게 확정이율을 지급하지 않아 저금리 기조 속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줄여준다. 2023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한 상품으로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펀드 변경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에 사업비와 위험보험료가 책정되고, 해지 시 해지공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위한 상품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중도 해지할 경우 최저보증 기능과 예금자보호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활황세를 보여 스스로 투자를 잘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변액보험은 단기 가입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시장 상황만 보고 가입하기엔 적절치 않다. 특히 단기적인 시장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적절히 상황에 대응하면서 가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시 활황에 변액보험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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