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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100만대 배터리, '복수 업체'가 맡는다(종합)

SK이노베이션·중국 CATL 유력…"코나 EV 화재로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려울 것"

2021-02-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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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3차 배터리 공급사로 복수의 업체를 선정한다. 3차 납품 물량이 20조원인 만큼 단일 업체가 소화하기는 힘든 규모이기 때문이다. 유력한 후보자로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이 거론되고 있잇다. 
 
1일 현대차·기아는 E-GMP의 3차 물량 공급사로 복수의 업체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입찰을 시작해 약 5개월 동안 검토한 상황으로 이달 설 연휴 전후로 배터리 납품 업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1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3차 배터리 공급사로 복수의 업체를 선정한다. 사진/현대차그룹
 
이번 3차 납품 물량은 20조원 규모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배터리 발주 물량이다. 앞서 1차 E-GMP 배터리 물량은 10조원으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 2차 물량은 16조원 규모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가져갔다.   
 
이번 3차 물량은 규모가 큰 만큼 단독 발주는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하나의 배터리 제조사와 일괄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배터리 기술 발전과 원가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아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급선을 2차부터 다변화했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략이기도 하다"며 "이번 3차 물량이 20조원 규모라면 2025년까지 100만대 수준의 생산량인 만큼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도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로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올랐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주요 공급업체로, 중국 CATL이 멀티 벤터로 유력한 거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이 원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로 수주전에 참여한 데다 이미 1차 납품업체로 선정돼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 3차 업체로 선정된다면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물량만 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CATL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업체다. 독일에 연간 생산 14GW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짓는 중이다. 여기에 다임러, 폴크스바겐, BMW 등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CATL 선정은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염두한 결정일 수 있다"며 "중국은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에서 제외하다가 지난해부터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는데 이번 배터리 계약을 계기로 향후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그간 현대차그룹과 거래가 없어 유력한 3차 선정업체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삼성SDI의 배터리 형태는 각형으로 파우치 형태를 원하는 현대차와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 전기차(EV)의 배터리 공급사였지만 지속되는 코나 EV 화재로 이번 3차 물량 확보는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배터리 셀 제조불량을 지목하자 LG에너지솔루션은 즉시 차량 문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코나 배터리 문제로 관계가 틀어진 것은 업계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현대차와 LG화학의 합작사인 HL그린파워 충주공장의 힘이 빠진다는 소식까지 있어 이번 3차 선정 대상으로는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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