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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안전에 친환경까지 갖췄다, 볼보 XC40(17면 지면용)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적용…전동화 전략 B4엔진 탑재

2021-02-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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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볼보는 지난해 한국에서 1만2798대를 판매해 2019년에 이어 2년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5위입니다. 국내에서 독일차 빅4의 영향력이 큰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볼보의 작년 실적을 보면 XC40이 2555대로 가장 많았고 XC60(2539대), S60(2118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인기 차종이 브랜드의 판매 실적을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볼보는 굉장히 균형잡인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볼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XC40을 시승했습니다. 시승 차량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된 B4이며, 트림은 최상위 인스크립션입니다. 가격은 5130만원이고 컬러는 글라시아 실버입니다. XC40은 브랜드 설립 이후 90여년만에 최초로 선보인 컴팩트 SUV입니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425mm, 1875mm, 1640mm입니다. 제가 시승하기 전 주차했을 때 옆자리에 현대차 코나, 쉐보레 트랙스가 있었는데 이들 차량보다는 컸습니다. 반면, 현대차 투싼이나 르노삼성 XM3 보다는 작습니다. 
 
XC40의 외관 디자인은 다른 볼보 라인업과 비슷하게 심플함이 강조됐습니다. 전면 그릴과 엠블럼 등 깔끔한 모습입니다. 다만 XC90과 XC60과는 달리 XC40의 전면부는 다소 강렬합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도 약간 공격적인 인상입니다. 볼보는 헤드 램프 부분 ‘토르의 망치’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XC90이나 XC60은 ‘T’ 형태라면 XC40은 ‘Y’에 가깝습니다. XC90이 1자형으로 곧게 뻗은 세로 그릴로 웅장한 느낌을 강조했다면 XC40은 그릴을 음각으로 처리해 입체감을 나타냈습니다.   
 
측면부는 A필러 하단부부터 시작해 C필러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일직선으로 유지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어 램프는 볼보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전면부 디자인이 무난하고 깔끔하다면 리어 램프 디자인은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지는데, 뒤에서 봐도 볼보 라인업임을 알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차량에 탑승해 내부 모습을 봤는데 역시 볼보답게 미니멀리즘, 간결함이 강조됐습니다. 특히 XC40에는 도어 트림이나 센터페시아 아래쪽 등에 수납공간을 배치한 점도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볼보 라인업의 최상위 트림에는 바워스 앤 윌킨스(B&W) 스피커가 탑재됐는데, XC40은 하만 카돈 스피커가 적용된 것도 다른점입니다.  
 
스피커 위치가 도어가 아닌 엔진룸과 실내 공간 사이로 옮겨졌고 센터페시아 하단부 휴대전화 충전 공간도 넓습니다. 세로형 송풍구와 센터페시아 모습이 보이는데, 송풍구의 크기는 S90에 비해 작습니다. 디스플레이는 9인치인데, 빛의 난반사를 방지하기 위해 반사방지코팅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XC40은 모멘텀, R-design,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R-design 모델은 스포츠 요소가 가미되었는데, 쉽게 설명하면 BMW의 M패키지, 현대차의 N라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인스크립션은 두 트림에 비해서 크리스털 기어노브, 360도 카메라,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 등이 탑재됐습니다. 볼보의 다른 라인업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인스크립션에 추가되는 금액보다 기능적인 효용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볼보 XC40에는 볼보의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가 브랜드 최초로 적용됐고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따라 기존 순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B4)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B4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48볼트 배터리는 출발 및 가속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고 약 14마력의 추가적인 출력을 지원합니다.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도심주행에 최적화된 밸런스를 제공합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기자가 볼보 XC40의 예전 디젤 모델인 D4 오너여서 시승 전 주행감 등에 대한 질문을 했고 디자인이나 전반적으로 크게 변화한 건 없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초반 가속 시 작동해 승차감이 부드러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속도를 조금씩 올리는데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시동을 걸때는 소음이 컸지만 이내 안정화되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시동을 걸때보다 정차했다 다시 출발할 때 매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2018년 7월쯤 XC40 가솔린 모델인 T4를 시승한 적이 있었습니다. 2인1조로 약 240km를 주행했었는데 당시 시승코스는 춘천, 가평 등을 들렀다가 서울 반포 부근 주차장에서 하차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시승도 공교롭게 춘천 부근으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내비게이션은 불편해서 저는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해 티맵을 구동했습니다.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 주행경로 등 정보가 구현되니까 운전하기 편합니다. 
 
볼보는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확실히 시티 세이프티 등 반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기 편합니다. 해당 버튼을 누르고 설정만 하면 계기판에 초록색 핸들모양이 뜨면서 활성화가 됩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거의 모든 신차에 장착되지만 볼보 차량은 그 중에서도 사용이 용이한 편에 속합니다. 차선을 이탈하니까 차량이 개입해서 차선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 기능을 사용하면 사전에 설장된 앞 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도로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접근차량 충돌회피 기능,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 최첨단 안전기술 등은 안전한 주행을 돕습니다. XC40 전 트림에는 스웨덴 ‘할덱스’사의 5세대 AW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 장착됐습니다. 실제로 고속 주행을 했을때도 불안감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습니다. 
 
XC40이 지난해 볼보 라인업 중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대기기간이 길기로 유명합니다. 저도 볼보 동호회 카페를 둘러봤는데 XC40의 경우 대기번호가 밀려있고 인기 컬러의 경우 1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확실히 볼보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XC40은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 영화배우 김새론 등이 타면서 더욱 알려졌습니다. 아무래도 XC90이나 XC60에 비해 차체가 작고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여성 운전자한테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 대세인 XC40을 시승했는데 이 차량이 왜 인기가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제 운전 스타일과도 잘 맞습니다. D4나 T4 등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B4는 매끄러운 승차감을 선사합니다. 다만 연비 부분은 다소 아쉽습니다. T4의 연비가 10.3km/ℓ인데 B4는 10.4km/ℓ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시승을 마치고 연비는 확인하니 9.9km/ℓ가 나왔습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주행감에는 큰 영향을 주지만 연비에는 생각보다 큰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볼보의 친환경 전략의 방향은 긍정적으로 판단하며, 향후 모델에서는 연비 향상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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