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태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증가…법정최고금리 인하 전 막판 수익내기

SBI 등 상위업체, 연리 20% 초과 신용대출 비중 늘어

2021-01-30 08:00

조회수 : 2,20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저축은행이 연 20% 초과 신용대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이른바 '막판 땡기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36개 저축은행 가운데 15곳에서 연 20% 초과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전월보다 증가했다. 자산 기준 상위 5개 업체(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에서 증가 양상이 두드러졌다. SBI저축은행의 지난달 연이율 20% 초과 대출 비중은 28.09%로 전월보다 4.14%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 대출 비중이 전달 대비 3.65%포인트 늘어난 15.8%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전월 대비 3.15%포인트 증가한 43.07%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19.51%로 집계돼 전월보다 0.39%포인트 높아졌다.
 
20% 초과 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업체도 저신용 차주가 더 늘었다. 인천 소재 인성저축은행은 지난달 20% 초과 대출 비중이 83.31%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4.86%포인트 상승했다. 전북 소재 스타저축은행도 전달보다 2.94% 증가한 76.31%를 기록했다.
 
이처럼 상당수의 저축은행에서 저신용 차주가 증가한 데는 최고금리 시행 전 이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막판 땡기기'로 대출 수익을 늘리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지난 2018년에도 최고금리 인하(27.9%→24%)를 앞두고도 고금리 대출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저축은행은 '여신거래기본약관' 적용으로 201811월부터 체결·갱신·연장되는 대출 약정에 대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자동으로 금리 인하가 소급적용 된다. 즉 기대출이라도 오는 7월 최고금리 인하 이후 갱신 또는 연장되는 대출은 20% 이하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약관을 고려해 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의도적으로 장기계약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약정 갱신 또는 연장 전까지 20%를 넘는 금리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근 늘어난 저신용 차주는 시중은행 기대출자 또는 대부업 이용자가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추가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이나 대부업 위축으로 일부 차주가 저축은행으로 옮겨갔다는 판단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기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신용등급이 떨어진 상태에서 저축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자 고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융권 전체적으로 대출시장이 경색된 상황"이라며 "영업을 중단한 대부업 이용 고객 중 저축은행 대출 심사에서 통과한 일부가 저축은행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 김응태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