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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vs신동빈, 유통 라이벌 …'스포츠 마케팅'도 한판 승부

전방위로 전개되는 커머스 경쟁에 고객 접점·경험 확대 관건

2021-01-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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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함에 따라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그룹과 야구를 통한 비즈니스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해온 정 부회장이 새로운 구단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경험 확장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롯데 자이언츠와 일본 지바 마린스 구단주로, 그간 여러 유통 채널을 통해 '자이언츠 이벤트'를 진행해왔으며,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땐 직접 야구장을 찾는 등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정 부회장은 역시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유통 영역을 넘어 전방위로 전개되는 커머스 경쟁에 적극 대응하면서 고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와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사업영역이 겹치며, 그룹 통합 온라인몰 강화를 통해 온라인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는 총 3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3월 '롯데온'을 론칭했으며, 신세계도 지난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SSG.COM)' 대표도 겸직도록 하면서 온·오프 사업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SK와이번스 야구단의 연고지인 인천도 두 그룹엔 사연이 있는 곳이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시와 20년 임대계약을 맺고 인천터미널에서 백화점을 운영했으나, 2013년 롯데가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인천시로부터 사들이면서 5년 동안 소송전을 치렀다. 2017년 대법원이 롯데의 손을 들어주면서 '5년 전쟁'은 마무리됐고, 해당 부지의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돼 있다.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사진/뉴시스
 
시너지 창출 못지않게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스포츠 사업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과거 이마트 인수 사례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 '레스케이프' 사업 확대는 실망적이었고, 굿푸드홀딩스 등 미국 슈퍼마켓 투자 역시 목적과 중장기 전망에서 물음표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도 이런 시각에서 자유롭기 힘들어 투자심리는 다소 악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마트 주가는 야구단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신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지만, 성과가 없으면 빠르게 접었다. 잡화점 삐에로쑈핑, 가정간편식 마켓 피케이(PK) 피코크,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남성 패션 편집숍 쇼앤텔은 모두 1~3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길어진다면 그룹 재무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야구 시장에 진입해 잘 안착하지 못하면 다시 야구단을 매각할 수 있다는 불신의  눈초리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1997년 태평양화학 여자프로농구단을 인수해 '부천 신세계 쿨캣'을 운영하다가 순위가 내리막을 걷자 창단 15년 만인 2012년 4월 갑자기 해체를 선언했다. 리그의 다른팀이 금융사들로 업종이 달라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었지만, 프로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논쟁은 남아 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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