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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도 불안한 증권사…동학개미 주식 열풍 꺼질라

위탁매매 급증 덕분 호실적…공매도 재개 등 투심 저해 요인

2021-01-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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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증권업계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이 같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증시 급등에 과열 우려에 공매도 재개 논란까지 겹치면서 개인들의 투심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미래에셋대우를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통상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인센티브 등 각종 비용이 반영되면서 다른 분기에 비해 저조하지만, 지난해엔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수수료 수입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통계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 등 컨센서스 추정기관수가 3곳 이상인 상장 증권사의 작년 4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9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7438억원) 대비 27.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494억원으로 43.7% 뛰었다.
 
시중의 유동성이 주식매수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몰리며 브로커리지와 수수료 이익이 급증한 결과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30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당기순이익 개선세가 가장 뚜렷한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4분기 순이익은 1806억원으로 전년대비 113%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는 증시여건 호조로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 부문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을 핵심 계열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2208억원 규모의 순익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46% 급증한 것으로 업계 최고 규모다. 삼성증권의 순익은 1449억원 규모로 6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으며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순익은 각각 31%, 10.4% 증가한 1820억원, 1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증권사 전체 추정 영업이익은 5조601억원, 순이익은 3조8931억원으로 각각 29%, 1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업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순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43.9%, 41.4% 하락한 915억원, 1327억원으로 나타났다. 리테일 부문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요주의 등급의 대출과 투자자산에 대한 추가 충당금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에 대해 “해외부동산과 대체투자 관련 보수적 공정가치 평가로 4분기 500억원의 추가 손실 확대가 예상된다”며 “브로커리지 비중이 크지 않아 신용공여이자 증가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호실적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급증에서 비롯된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선 작년 만큼의 거래대금이 올해도 유지돼야 한다. 단기간 급등한 증시 부담과 공매도 재개 이슈는 투심저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열풍은 펀드, 부동산, 예금 등 다른 자산에서 주식으로의 '투자자산 로테이션(Rotation)' 성격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급락한다면, 개인들의 주식 거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중과 거래대금 비중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돼 있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가 증권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증권업계 영업익은 5조1217억원으로 작년보다 1.22% 늘어나지만, 순익은 3조8739억원으로 0.4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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