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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왜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문재인 vs 윤석열' 구도를 만드나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다.

2020-12-02 11:34

조회수 :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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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석열 띄우기
 
정치인은 싸우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체급이 올라간다. 김영삼 vs 이회창, 노무현 vs 이명박, 이명박 vs 박근혜, 박근혜 vs 문재인 등등...
 
현재 윤석열 총장이 야권 대선후보 1위인 이유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대결하는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개인 윤석열의 정치적 자질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정치는 거품을 실체화시키는 힘이 있다. 언론과 정치권이 허상을 만들고, 사람들의 지지가 모이면 실체가 된다.
 
윤 총장과 문 대통령 갈등구도가 이어지는 것 역시 그 실체화를 위한 것 아닐까.
 
2. 대통령 흠집내기
 
대립과 갈등은 서로 대등한 사이거나, 크게 차이가 없는 관계에서나 가능하다. 위계의 차이가 큰 경우 항명, 혹은 반항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최근 일부 언론을 보면 마치 대통령과 검찰총장이 대립을 하는 모양새로 그리는 듯 하다.
 
검찰총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검찰의 수장이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법무부 산하 외청의 장에 불과하다.
 
반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장이며 국군통수권자다. 그런 대통령이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 자체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닐까.
 
일각에서 '레임덕' 우려를 언급하는 것 역시 비슷한 논리다. "코끼리를 생각하지마"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코끼리다.
 
3. 검찰개혁 좌초시키기
 
민주화 이후 검찰개혁 시도는 여러 번 있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해왔다. 검찰개혁을 시도할때마다 검찰은 국민입맛에 맞거나 정치적으로 논란이 큰 사건을 주도하면서 검찰개혁 여론을 무산시키고 동력을 좌초시켜왔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대일 것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 판사출신 강금실 법무장관을 임명하고, '검사와의 대화' 등을 통해 검찰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저항뿐만 아니라 정권 핵심부 인사들을 구속수사하면서 검찰개혁 동력 자체를 좌초시키고 노무현정부 도덕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 "검찰을 장악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해주려 했던 노 대통령이 바로 그 검찰에 의해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당했으니 세상에 이런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고 밝히면서 검찰개혁 의지를 다졌다. 
 
4. 그외
 
여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등을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깊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윤석열 총장 가족 의혹 등 자신들의 논란에 대해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조국 전 장관 등 정권에 가까운 인사들에게는 엄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을 발탁한 것은 박근혜 정권에 당당히 맞섰던 그의 모습을 '정의에 충실한 검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자세가 검찰개혁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윤석열 역시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인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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