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김기춘, 2심도 집행유예
법원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 피하기 위해 허위 사실 기재"
입력 : 2020-07-09 15:04:56 수정 : 2020-07-09 15:04:56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세월호 참사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간과 방식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는 9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실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에게도 각각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서면 답변서에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해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는 취지로 기재했다"며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애매한 언어적 표현을 기재해 허위적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전 실장 등은 지난 2014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참사 보고와 관련해 국회 서면질의답변서에 허위 내용의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세월호 보고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답변서에는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30분 간격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사고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하지만 답변서 초안에는 '부속실 서면보고'라고 기재됐으나 김 전 실장에 의해 '대통령 실시간 보고'로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해 8월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제때 보고받지 못했다는 게 밝혀질 경우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행사했다"며 "이런 범행은 청와대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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