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문보고서 의무화하면 재난 줄어든다"
보험중개사가 리포트 작성토록…"위험 사전 인지할 수 있어"
입력 : 2020-06-02 16:15:10 수정 : 2020-06-02 16:15:10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중개사의 위험자문보고서를 의무화해 기업이 위험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기업 등이 보험중개사를 통해 위험자문보고서를 매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면 재난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전에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만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일 보험업계 따르면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2020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등은 위험자문보고서가 존재하지 않았다. 위험자문보고서는 보험사가 기업보험 인수 결정·갱신 전 기업의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험중개사가 작성하는 리포트다. 
 
보험사 영업직원도 작성할 수 있지만, 위험 회피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기업 입장과 보험료를 받고 위험을 인수하는 보험사의 입장이 수시로 충돌해 보험중개사 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보험중개사는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에서 기업의 위험을 분석, 통제, 전가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이 적절히 위험을 관리하도록 자문한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의 참사 당시 스포츠센터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357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보험중개사의 위험조사 단계가 있었다면 스프링클러 고장, 소방설비 부재 등의 문제점이 위험관리자문보고서에 기재돼 사고 발생가능성을 크게 낮췄을 것이란 게 보험중개업계의 주장이다.
 
세월호의 경우 기업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설계 변경이나 과적, 불법 증·개축은 약관상 면책이어서 보험사로부터 선박구조비용을 보장받지 못했다. 만약 보험중개사가 개입했다면 런던 로이드 선박보험자에게 고령선의 개조·증축은 인수기피나 보험료 인상요인, 보험가입 거절까지 가능하다는 점의 경고가 매년 가능했다는 것이다. 
 
보험중개업계는 대기업보다 중견·중소기업의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들은 리스크관리팀 등 자체 부서를 구성해 꾸준하게 위험관리와 교육을 진행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정작 당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비하지 못하는 무방비상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기업보험팀 인력상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현장 물건을 일일이 확인하고 보험가입을 진행할 수 없다는 한계가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료가 통상 1억으로 추정돼야 기업 물건을 직접 확인하러 현장이 나간다는 설명이다. 
 
보험료 3000만원 이하의 기업보험 물건은 건물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등으로 요율을 산정한다는 전언이다. 기업보험에 가입한 계약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보험료만 받아가는 보험사로 인식되는 셈이다. 
 
이에 보험중개업계는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기업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의무전으로 위험관리자문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중개사의 위험관리자문보고서가 의무화되면 계약자 입장에서는 매년 자사의 위험을 관리하도록 자문받을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전국 물건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만큼 현장을 다녀온 보험중개사를 통해 정확한 요율산정이 가능해진다. 
 
한 보험중개사는 "화재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보험계약자들이 보험산업을 비용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기업보험만 다루는 보험중개사가 작성한 위험자문보고서를 통해 매년 개선사항을 민간기업에 알리게 되면 정부 예산 없이도 기업의 위험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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