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라 쓰고 ‘폐지’라 읽는 ‘개콘’의 휴식기
입력 : 2020-05-15 15:40:22 수정 : 2020-05-15 15:40:22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결국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마저 명맥을 잇지 못했다. KBS개그콘서트의 휴식기를 선언했다.
 
지난 19999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국내 역사상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김병만, 정형돈, 박성광, 장동민, 유세윤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 많은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에서 빛을 봤다. 그렇기에 무영 개그맨들에게 개그콘서트는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더불어 봉숭아 학당’ ‘달인’ ‘대화가 필요해등 인기 코너들이 만들어낸 유행어가 대중에게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하지만 화제성이나 시청률 성적이 좋지 못하면서 일요일 오후 9시대를 책임진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12월 토요일로 편성을 옮긴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 금요일로 또 다시 시간대가 변했다. 떠돌이 신세가 되면서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2%까지 하락하게 됐다. KBS는 이후 폐지설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한 뒤 일주일 만에 휴식기를 선언했다.
 
KBS가 휴식기를 선언했음에도 많은 이들은 이들 휴식기가 아닌 폐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그맨 이용식은 웃찾사때처럼 피켓이라도 들어야 하냐면 폐지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개콘시청자 게시판에는 휴식기 반대가 아닌 폐지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중이 개콘의 휴식기를 폐지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개콘이 처한 상황이 이미 사라져 버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첫 방송을 시작한 웃찾사2010102일 종영을 할 때까지 무려 11번이나 편성이 바뀌었다. 낮은 시청률에 잦은 시간대 변경으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웃찾사는 폐지 당시 프래그램 종영이 아닌 시즌제 종영으로 포장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20년까지도 새로운 시즌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아예 웃찾사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무대 자체를 빼앗겨 버린 SBS 개그맨들은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 혹은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대중에게 얼굴을 내비칠 수 있는 개그맨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다.
 
이미 웃찾사라는 프로그램 통해 이미 시청률이 바닥을 친 예능 프로그램의 휴식기, 혹은 시즌 종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개그콘서트의 휴식기가 대중 혹은 개그맨들에게는 폐지라고 읽힐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개그콘서트휴식기 기간에 대한 대책이 애매하다. KBS는 ‘개그콘서트’의 출연자들은 휴식기 동안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KBS 입장에서는 갈수록 관심이 하락하는 공개 코미디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전통을 지킨다 한들 대중의 관심 밖으로 사라진 전통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21년을 동행해온 개그콘서트를 보내는 방식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다.  
 
 
개그콘서트 휴식기. 사진/K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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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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