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막장 바이러스 걸린 국회의원 공천
입력 : 2020-03-19 06:00:00 수정 : 2020-03-19 0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을 마무리해 가고 있다. 그런데 곳곳에서 공천 관련 잡음이 들리고 있다. 4년 여 전인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당내 공천 갈등으로 홍역을 앓았다. 공천 원칙은 없었고 친박과 비박 논란으로 가득 찬 공천이었다. 결국 공천 후유증은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선거에서 공천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구도, 이슈, 후보로 구성되는 선거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후보 공천이다.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인재이자 나라를 대표하는 일꾼이다. 한 번 잘 못 선택하면 4년 동안을 실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당의 공천은 시작부터 내내 국민들에게 절망만 안겨주고 있다.
 
먼저 지역구 공천이다. 기본적으로 공천권은 유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그 유권자들 중에서 당원이 구성되고 후보자가 배출된다. 각 지역을 대표하고 싶은 국회의원 도전자들이 공천을 신청하고 정해진 당헌, 당규에 따라 당원 및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최종적인 후보자가 되는 아주 명백한 과정이 있다. 당의 역할은 공정한 규칙 속에서 경선과 공천이 진행되도록 관리하면 된다. 오해를 살만한 개입은 시도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런데 각 당은 전략 공천과 단수 추천이라는 꼼수를 통해 막장 공천을 초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을 물갈이하고 그 자리에 전략 공천 딱지를 붙였다. 경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후보들은 애당초 납득하기 어렵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존재한다. 조국 전 장관 국면에서 당과 입장이 달랐다고 현역 의원이 정치적 불이익을 당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있을 정도였다. 미래통합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혁신 공천의 총대를 멨지만 공천 막판에 황교안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 분명한 기준과 원칙이 있고 미리 당원들과 교감했다면 이럴 일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공개하지 못할 꼼수가 있었기 때문에 막장 공천을 피할 길은 없었다.
 
더 심각한 공천은 비례대표 후보다. 각 정당들은 선거에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 다투어 인재 영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영입되자마자 물의를 일으키고 나간 인물이 있을 정도였고 현재까지 논란이 되는 인물이 있는 수준이다. 이미지 차원에서 조급하게 영입 시도를 했지만 정작 인재라고 불러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 공천의 경우 반드시 추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각 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들은 대부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스스로 나선 경우다. 비례대표의 취지인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지 의문이 든다. 하물며 꼼수로 탄생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에서 후보로 누가 추천될 지 유권자들은 알 길이 없다. 이쯤 되면 유권자조차 알기 힘든 선거 제도와 공천 제도의 최대 희생자는 유권자 바로 자신이다. 철저하게 ‘왕따’ 당한 신세다.
 
아직 공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역대 최악의 공천이었다는 4년 전 공천보다 나을 바 없어 보인다. 아니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공천권이 진영 간 대결 속에서 특정 정치 세력의 전리품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소셜메트릭스인사이트에 ‘공천’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보았다. 지난 일주일동안의 감성 분석에서 부정적 평가가 무려 79%나 된다. 감성 관련 연관어로 ‘논란’, ‘탈락’, ‘막말’, ‘반발’, ‘갈등’, ‘비판’ 등이 등장한다. 요약하면 막장 공천이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칭찬의 의미는 없다. 지금 국민들은 유례가 없는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시에 ‘셧다운’ 될지 모르는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는 발버둥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확진과 사망 추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은 확산 일로다. 감염의 공포심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은 한 치조차 내다보기 힘든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다. 특히 유권자들의 권리인 공천권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있다.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할 정치가 절망의 불씨가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개발될 백신으로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막장 바이러스에 걸린 국회의원 공천은 치료 방법이나 있을지 의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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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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