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부동산정책 '딜레마')①금리 내리자니 부동산 불쏘시개 될라
미 금리 인하, 국내 금리에 압박…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충돌
입력 : 2020-03-04 15:43:52 수정 : 2020-03-04 15:43:52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충돌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하락이 지속되면서 미국처럼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풍부한 유동자금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특히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집값 상승 지역이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난다. 유동자금이 비규제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시중 유동자금을 줄일 근본대책이 필요하지만 금리 인상이 어려운 환경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자 시선을 분산시킬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 압박에도 부동산에 쏠리는 유동자금은 지역을 바꿔 과열양상을 띤다. ‘마용성-수용성-안시성’ 등은 역사책에 등장하는 성(城) 이름이 아니라, 마포구나 수원시 등 특정지역의 앞 글자만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들 지역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이후 풍선효과를 누리며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다. 정부가 강남을 규제한 후 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남 이외 서울 지역 집값이 상승했다. 이후 이들 지역 갭 메우기가 마무리되고,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 여파는 수원시와 용인시, 성남시로 이동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지난달 20일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제2의 수용성 후보지로 안시성(안산·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등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기준 안산의 주간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43% 상승했다. 0.33%를 기록했던 전주보다 가격 변동폭도 커졌다. 시흥도 전주 대비 0.54% 상승했고, 화성은 1.07% 상승하며 차기 풍선효과로 거론되는 지역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일주일 만에 즉각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유동자금을 흡수할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 급락이 이어지고 있어 상황이 여의치 않다. 더욱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국내 금리에도 하중을 더했다. 경기 부양책이 절실한 우리 정부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느끼지만 연일 ‘풍선효과’가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결정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 투자 상품이나 공급 확대 등 투자 쏠림을 완화시킬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에 떠도는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직접투자 외에 다양한 간접 투자 상품으로 분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당장 유동자금을 묶을 수 없다면 다른 방향으로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풍선효과의 일차적 원인이 공급 감소 우려 확산이라는 점에서 공급 확대 정책을 통해 시장 심리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다각적인 정책이 없다면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고, 이로 인한 20번째 부동산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4월15일 총선 이후 정부의 20번째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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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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