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그리핀 “내 전자음악은 인간 본연의 감정, 느낌의 산물”
12~13일 첫 단독 내한 공연 “노래 따라하는 한국 팬들 놀라워요”
입력 : 2020-02-14 06:00:00 수정 : 2020-02-14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팝 밴드 프론트맨. 12일 저녁 9시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무브홀에서 그리핀(Gryffin, 32)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을 본 소감이다.
 
여타 EDM 음악가들처럼 전자 모듈 기기를 앞세우기보다 그는 오리지널 악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건반으로 멜로디컬한 화성을 쏟아내거나 기타로 여러겹의 리프를 증축. 세션 드러머들은 예수처럼 긴 머리를 휘날리며 리듬의 역동성을 불어 넣었다. 흡사 마룬5 같은 잘 짜인 팝 밴드 공연을 보고 있는 느낌. 후렴구를 따라 제창하는 관객 함성이 더해져 밴드 공연 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13일 홍대 인근 라이즈호텔에서 만난 그리핀은 실제로 내 모든 음악은 EDM을 기초로 하되 밴드 사운드를 지향한다어릴 적부터 연주한 피아노, 기타를 잡으면 가슴 깊은 곳의 감정들이 떠오른다. 이것이 멜로디, 코드로 자연히 흘러 나의 음악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EDM 뮤지션 그리핀.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이 뮤지션의 삶은 우연의 연속이다. 어떤 면에서는 직관에 따라 움직이는 여행자의 행로 같기도 하다. 대학에서 그는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전기 공학을 전공했다. 음악을 시작한 것도 우연히 기숙사 친구들의 파티를 준비하면서다. 어릴 적 배운 피아노, 기타를 결합해 평소 좋아하던 밴드의 곡들을 자신 만의 감정대로 표현해봤다. 마룬5 ‘Animals’, 이어스앤이어스 ‘Desire’.
 
엔지니어링 전공을 했다고 해서 기계음악에 친숙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제 감정이죠. 주로 제 삶, 음악적 결정은 직관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지난해 낸 첫 정규 앨범 ‘Gravity’ 역시 단순히 기계 음악만은 아니다. 대체로 피아노 앞에 앉아 시작되는 곡들은 그의 마음 깊은 생각, 감정선과 함께 간다. 인류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겪는 것들, 사랑과 이별, 관계의 순환들. 이 흐름을 그는 지구의 중력에 빗대 하나의 스토리로 엮었다. “음악을 하나의 감정 여행이라 생각했어요. 전혀 다른 차원의 시공, 세계를 여는 느낌으로. 내 음악은 인간 본연의 감정, 느낌의 산물이에요.”
 
그는 기술, 기계의 혜택을 받아 내 음악은 완성되지만 늘 실제 싱어들의 목소리나 사람다운 요소를 덧입힌다전자음악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기계 이미지를 탈피할 때, 청자들에게 더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EDM 뮤지션 그리핀.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전체적으로 멜로디컬하고 밝은 음악은 캘리포니아 햇살처럼 다가온다. 그리핀은 지금 살고 있는 곳도 LA 베니스 비치 근처라며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멜로디는 환경 요인도 큰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EDC 페스티벌로 한국을 방문한 그가 단독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한국 관객들의 떼창에 대해 그는 팬들이 내 음악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 너무나 놀랐다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음악들의 공통점은 멜로디컬함인데,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내 음악을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멋쩍어 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같은 케이팝 뮤지션들을 잘 알고 있다한국의 EDM 뮤지션들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다. 공연을 마친 뒤 14일 오전에는 한국 사찰에 들러볼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당초 13일만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매진 사태로 전날(12일) 하루 더 추가됐다
 
미국 EDM 뮤지션 그리핀.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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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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