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높은 적자기업, 코스피에도 상장 허용
상장요건 미래성장성 중심 전환…상장진입요건 개선·심사기준 마련
입력 : 2020-01-22 15:00:00 수정 : 2020-01-22 15:15:49
사진/한국거래소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한국거래소가 적자 기업에도 코스피 상장의 길을 터준다. 기업 실적이 부진해도 4차산업 등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상장을 허용해 관련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가증권시장본부 2020년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우선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차세대 기업의 신규 상장을 위해 코스피 진입제도를 과거 재무성과 중심에서 미래성장성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상 기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5세대 이동통신(5G)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기업과 헬스케어, 청정에너지 등 미래 성장이 유망한 산업 등이다.
 
거래소는 이들 기업을 위해 코스피 상장진입요건을 개선하고 별도의 심사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라성채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코스피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이 적자여도 미래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을 허용하려는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을 성장 잠재력이 있는 나라로 보고 '제2의 삼성전자', '제2의 현대자동차'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기업을 찾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신 인프라산업과 헬스케어, 청정에너지 등 미래 성장유망산업 기업을 상장시키면 관련 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진입요건은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만 평가하거나 산업군을 세분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거래소는 코스피 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형식적 심사요건 중 경영성과와 관련해 △매출과 수익성 △매출과 시총 △이익과 시총 △시총과 자기자본 등 4가지 중 1가지를 평가하고 있다.
 
라 상무는 "매출이나 이익을 보지 않고 시총만 보거나 현재 기준을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의 계속성이나 경영 투명성·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질적 심사요건은 기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 별도로 마련하려 하는데, 관건은 질적심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거래소는 지배구조(G) 공시의 안정적 정착과 환경(E)·사회(S) 정보공개 확대를 위해 거래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ESG위원회는 기존의 계도, 안내 위주의 공시관리에서 벗어나 필요한 경우 정정공시를 요구하거나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라 상무는 "기업이 ESG와 관련한 어떤 정보를 시장에 공개하는 게 좋을지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지 직접 평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사마케팅부를 기업지원부로 개편하고 기업지원부 내에 ESG 관련 보고서를 관리하는 ESG전담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거래소는 알고리즘 매매자에 대한 사전등록과 시스템 관리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알고리즘 매매가 유동성 공급을 비롯해 거래비용 절감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규모 착오, 불공정 시세조작행위 등 시장 안정성과 건전성을 저해할 리스크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지난해 7월 알고리즘 거래로 대규모 허수성 주문을 처리한 혐의로 메릴린치증권에 제재금을 부과한 바 있다.
 
라 상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알고리즘 매매를 수용하는 것"이라며 "현재 거래소 내부 규정에 고빈도매매 등을 포함한 알고리즘매매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우선 알고리즘매매에 대한 개념을 정의한 뒤 등록 및 시스템 관리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22일 '유가증권시장본부 2020년 주요 사업계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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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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