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BNK 등 47개사 국민연금 '과녁'에
큰 형님 앞장서자 기관들도 '주주가치 높이기' 동참 태세
입력 : 2020-01-13 01:00:00 수정 : 2020-01-13 07:56:49
[뉴스토마토 신송희·심수진 기자] 국민연금의 칼끝은 중점관리사안에 해당하는 기업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중점관리사안은 기업의 배당정책은 물론 임원 보수 한도의 적정성, 법령상 위반 우려(횡령·배임·부당지원·경영진의 사익편취)로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 침해 사안 정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결과가 하락한 경우다. 결국 배당이 낮거나 횡령·배임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ESG 등의 평가 결과에 따라 국민연금에 간섭을 받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연구원 박사는 “국민연금의 중점관리사안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주요 주주활동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과에 비해 임원이사의 보상만 늘어난 경우,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수준의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 등이 지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점관리사안에 해당하는 기업은 비공개로 최대 1년간 대화하되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전환해 1년간 대화를 더 이어간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돌려 공개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변화가 없는 경우 주주제안을 통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주주활동에 들어간다. 주주활동에는 정관변경은 물론 이사(감사)의 선임, 이사해임 등이 포함된다.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개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인 주식 보유비중이 5%를 넘는 상장기업은 총 313개사다. 이 가운데 최근 3년간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해운,한진중공업홀딩스 등 총 27개사다. 또한, 횡령·배임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BNK금융지주, 한국항공우주 등 20개사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BNK금융지주는 최근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변경되면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행보가 주목된다.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한 지침을 의결하면서 그 파장은 다른 기관투자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는 100곳이 넘었다. 따라서 의결권 행사나 주주서한을 보내는 움직임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연기금과 보험사, 운용사 등 총 116개사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중장기적 측면에서 투자대상 기업의 가치 향상을 유도함으로써 고객과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을 도모하는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는 확대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직전인 2016년 정기주주총회 당시와 그 이후를 비교하면 전체 기관투자자의 안건 반대율은 2016년 2.4%에서 2017년 2.9%, 2018년 4.6%으로 늘어고, 2019년 정기주총에서는 5.5%로 높아졌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구체적인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확정돼 국민연금의 위탁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주주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의결권 행사뿐만 아니라 주주제안, 주주서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관투자자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고 그래야 투자자들도 기관에 자산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이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에 상장기업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B자산운용이 광주신세계, KMH, 인선이엔티, 에스엠 등 4개사에 주주서한을 보냈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넥센과 세방, 영원무역홀딩스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태평양물산에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의 공개 질의와 요구에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올랐지만, 기업들은 기관들의 개선 요구 이행에 따르는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학연금도 최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사학연금 측은 “투자기업의 재무요소는 물론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요소를 점검하겠다”면서 “나아가 의견서 전달 등 비공개 서신 교환과 대화는 물론 기업지배구조 원칙, 중점 관리사안 공개, 필요하다면 주주제안과 주주소송까지 다양한 주주활동을 기업 내부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며,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경영권 간섭이라 여겨 부담이 크겠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기업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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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송희

안녕하세요 증권부 신송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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