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배상' 결심 늦어지는 은행들
내달 7일 분쟁조정 최종결과 도출 예정…키코 공대위 26일 총회
입력 : 2019-12-25 12:00:00 수정 : 2019-12-25 12: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내린 통화옵션계약(KIKO·키코) 일부 배상결정에 대한 은행들의 결심이 미뤄지고 있다. 피해기업들은 수용 의사를 밝힌 반면 은행들은 "내부 검토 중"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키코 피해기업 모임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관계자는 25일 "(분조위) 결과에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금감원에서 노력해준 부분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수용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분조위에서 4개 키코 피해기업이 신청한 분쟁조정 관련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하고, 기업별로 손실액의 15~41%를 배상토록 조정결정한 바 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순이다.
 
금감원은 지난 19일 분조위 결정 조정안을 대상은행 6곳과 피해기업 4곳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각 기업과 은행이 조정안을 접수한 후 20일 내에 이를 수락하는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별도 기간연장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 내달 7일에는 키코 배상결정에 대한 분쟁조정 최종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양측이 조정안을 모두 수락할 경우 금융위원회 설치법 55조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통화옵션계약(키코) 관련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개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대위 측은 금감원 분조위 결정 수락을 통해 다른 147개 피해기업 배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26일에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전문가·학자 토론회를 통해 다른 피해기업 배상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피해 기업들을 대리해 은행들과 협상을 해나가고 금융당국에도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조치들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은행들의 반응은 다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조정안을 받았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이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민사상 손해배상소송 시한(10년)이 이미 지난 상황에서 조정안을 이대로 수용할 경우 145개 기업에 추가로 2000억원 가량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누가 선뜻 나서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은행들의 '각성'을 촉구한 것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지난 23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민법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난 키코 손실배상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은행 평판을 높이고 고객을 도와주는 것이라 (배상하는 쪽으로) 경영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배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대승적으로 봤으면 한다"며 각 은행들이 분조위 권고를 수용할 것을 당부했다.
 
조붕구 통화옵션계약(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금융감독원의 배상 조정결정 관련 13일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한영

정치권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