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인터넷은행에 공정거래법 제외" vs 당국 "금융근간 흔들려" 난색
여야, 공정거래법 등 대주주 요건 삭제에 공감대 형성
당국 "타 금융업권 형평성 위배…업권법 모두 뜯어고치는 사태 우려"
입력 : 2019-11-12 16:54:36 수정 : 2019-11-12 16:54:36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국회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서 공정거래법·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 등을 빼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모았지만, 정작 금융위원회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조세범 처벌법은 은행·보험 등 일반 금융회사 법에도 걸쳐져 있는데, 인터넷은행만 완화하기에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히 당국은 인터넷은행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일반 금융회사에도 공정거래법을 제외한다면, 자칫 금융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소속 한 야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서민들 금리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서는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을 완화해주는 것이 맞다"며 "그런데 정부(금융위)와 일부 여당이 형평성을 근거로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민병두 의원이 주재하고 있다. 이날 정무위원회에서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을 가결했다. 사진/ 뉴시스
 
최근 법안소위는 인터넷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대폭 완화하자는 데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뤘다. 의원들은 공정거래법의 무분별한 적용이 금융혁신을 저해시킨다는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법 규제가 기업에게 이중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ICT기업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상태인데도, 인터넷은행 진입금지라는 또 다른 제재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ICT산업 특성을 고려한다면 경미한 공정거래법 위반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ICT산업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네트워크 효과가 크기 때문에 독과점 시장일 수밖에 없으며, 경미한 공정거래법 위반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법안소위는 대주주 요건 중에 '금융관련 법령'을 제외한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가법을 모두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4가지 요건 중에서 '공정거래법'만 제외하는 방안도 차선책으로 나온다. 결과적으로 공정거래법은 유력한 삭제 대상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대주주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등을 삭제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조세범 처벌법 등은 현재 일반 금융회사에도 적용되고 있어, 인터넷은행만 완화하면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는 일반 금융회사 법에도 공정거래법이 제외되는 걸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국회가 법의 일관성을 근거로,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일반 금융회사에도 공정거래법을 완화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된다면, 금융위는 금융업권 법을 모두 뜯어고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금융위는 법안소위에서 "금융업 근간을 흔들지 않아야 한다"고 반대했지만, 의원들은 여차하면 일반 금융회사까지 공정거래법을 삭제할 태세다. 실제로 한 의원은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요건에서 공정거래법이 제외된다면 궁극적으로 다른 금융업권도 다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은행 대주주 적격성 완화에 대한 추가 논의는 21일 법안소위에서 진행된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완화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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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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