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맹공에 삼성도 맞대응…전면전 돌입한 '진짜 8K' 논쟁
LG "QLED 8K에 별빛 안보여" vs 삼성 "OLED TV, 8K 콘텐츠 재생 안된다"
입력 : 2019-09-17 17:12:32 수정 : 2019-09-17 17:25:43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진짜 8K' 논쟁이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 QLED 8K TV는 8K가 아니다"라며 불씨를 당겼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도 정면충돌을 불사하는 지경이 이르렀다.  
 
17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오전과 오후로 나눠 8K 기술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고, 경쟁사의 제품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평가절하했다. LG전자의 간담회는 사전에 예고된 것이었지만 삼성전자는 당일 오전에 갑작스레 일정을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사는 간담회 장소에 서로 다른 영상과 이미지를 상영하며 각자의 기술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먼저 LG전자는 우주 공간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배경에 별이 쏟아지는 영상을 재생했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선명한 명암비와 세심한 블랙 표현 등이 강점인 만큼 생동감있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OLED 8K TV 제품의 바로 옆에 놓인 QLED 8K TV는 마치 화면이 꺼져 있는 듯한 착각을 줄 만큼 별빛이 거의 표현되지 않았다. LG전자에 따르면 전시된 두 TV는 모두 HDR 스펙의 표준 밝기에 칼리브레이션 모드를 동일하게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점에서는 각 사의 TV에 최적화된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화질이 좋아보일 수 밖에 없다"며 "실제 가정에서 시청하는 콘텐츠를 기준으로 상영해보면 이 같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 밖에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분해해 전시했다. QLED TV가 진정한 선진 기술이 아닌, 퀀텀닷 필름을 덧댄 액정표시장치(LCD) TV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LG전자 간담회에 전시된 QLED 8K TV(왼쪽)와 OLED 8K TV(오른쪽). 동일한 영상을 재생했지만 QELD 8K에서는 별빛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자 간담회에서 OLED 8K TV(왼쪽)에는 8K 콘텐츠가 재생되지 않았고, QLED 8K TV(오른쪽)에는 정상으로 재생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자도 즉석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QLED 8K TV와 OLED 8K TV에 전송한 뒤 가독성을 비교하는 시연을 실시했다. QLED 8K TV에 띄워진 신문은 모든 글자가 선명하게 읽혔지만, OLED 8K TV에 재생된 동일한 신문의 경우 단어들이 뭉개지면서 극소한 크기의 문자는 알아보기가 힘든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의 시연에서 8K 협의체에 소속된 콘텐츠 업체의 8K 영상이 LG전자의 OLED TV에서는 수 분의 시간이 지나도 재생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측은 "OLED 8K TV는 8K 콘텐츠를 상영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8K 협의체가 삼성전자 주도로 구성된 만큼 QLED 8K TV에 최적화된 코덱을 기반으로 재생되는 영상이라는 점에서 공정한 비교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의 쟁점은 8K 해상도를 논할 때 '화질선명도(CM)값'의 비중을 어떻게 보느냐에 극명하게 갈렸다. LG전자는 삼성의 QLED 8K TV가 국제 표준 제정 기관인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제시한 CM값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한 8K TV가 아니라고 봤다. LG전자 측은 인터텍과 VDE 등 국제 인증 기관에서 측정한 결과에 따라 2019년형 삼성 QLED 8K는 4K TV에 가깝다는 논리를 펼쳤다. 
 
반면 삼성전자는 "CM값은 해상도의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며 휘도·색상·신호프로세스 등 종합적인 요소에 의해 해상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특히 2016년 ICDM에서 WRGB 제품의 4K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결 사안에 대해 "ICDM은 CM값을 불완전한(imcomplete) 지표로 결론내렸고, 더이상 지속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당시 CM값을 지표로 활용하는 기존의 측정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LG전자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이처럼 두 회사가 8K 기술을 놓고 열을 올리는 것은 8K 주도권 선점이 향후 글로벌 TV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간의 진흙탕 싸움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8K TV 시장은 지난해 1만8600대에서 올해 21만5000대, 2020년 85만3900대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에는 3374만9900대로, 올해 대비 무려 17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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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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