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소송 대신 '저격 광고전' 점입가경
삼성-LG 등 국내사간 깍아내리기 광고도 증가
TV·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 글로벌 시장 정체 영향
지나친 네거티브 전략 오히려 소비자에 부정적 지적도
입력 : 2019-09-16 16:16:14 수정 : 2019-09-16 16:16:14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기업들 간 '광고전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사가 해외 경쟁사를 깎아내리기 위한 광고는 물론 국내사끼리도 노골적인 '저격 광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군의 글로벌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일부에서는 네거티브한 광고전략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에서 선보인 갤럭시노트10 새 광고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출시된 아이폰11을 직접 겨냥한 내용이 포함됐다. 
 
갤럭시노트10 광고에는 애플의 아이폰11 시리즈에 '라이프 포커스'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라이브 포커스는 영상 촬영 시 실시간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기능으로, 인물을 제외한 배경에 △블러 △빅서클 △컬러포인트 △글리치 등의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해당 광고에는 신형 아이폰과 갤럭시노트10이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이 각 제품을 들고 동시에 같은 장면을 촬영하지만 갤럭시노트10 사용자만 프로급 영상을 만들어 낸다. 
 
LG전자 OLED TV 광고 주요 장면. 사진/LG전자
 
이처럼 경쟁사 제품이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지난 6일부터 온에어된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 편'이라는 광고 영상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장점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QLED TV를 깍아내렸다. 
 
광고에서 LG전자는 백라이트가 들어가는 LED TV는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고, 컬러가 과장될 수 있으며 두께가 더 얇아지기 어렵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특히 'LED' 앞에 임의의 알파벳(A-B-F-U-Q-K-S-T)이 빠르게 바뀌는데 Q가 오면서 'QLED' 글자가 만들어졌을 때 장면이 길게 이어져 앞의 설명이 삼성전자의 'QLED TV' 였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LED 앞을 지나간 알파벳 배치에서 앞 뒤 두 글자씩을 제외한 가운데 4개(F-U-Q-K)문자가 영어의 비속어(F***)를 빗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QLED TV에 대한 LG전자의 노골적인 자극은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9 현장에서부터 시작됐다. LG전자는 당시 전시장에 자사의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를 나란히 배치해 놓고 나노셀 TV는 화질 선명도가 90%인 반면 QLED TV는 12%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또 별도의 간담회도 열어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진정한 8K가 아니다"라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는 신랄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도 추석 연휴에 송출된 QLED 8K TV 광고 말미에 OLED TV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번인'에 대한 문구를 추가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앞서 LG전자의 건조기가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먼지 축적과 악취 등의 논란에 휩싸이자 관련 내용을 겨냥한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TV와 스마트폰 등 전자 제조사들의 주력 제품군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이 같은 행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사의 비교 광고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양상도 과거와 달라져 관심이 모아진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면 점유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소송전으로 넘어가기 보다는 '광고 경쟁'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노골적인 비교광고에 의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사례도 있는 만큼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시장 환경이 열악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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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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