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확보에 급급한 중국조선, 발주량 하락에 저가 수주 공세
한국 중소조선, 영업활동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선주 눈치싸움에 한숨만
입력 : 2019-04-15 09:32:27 수정 : 2019-04-15 09:32:2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소가 중국 조선업계의 선가 후려치기로 수주영업의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중국의 주력 건조선종인 벌크선 발주량이 줄어들었고 자국 양대 조선그룹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일감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를 남발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조선그룹인 CSSC(중국선박공업집단)와 CSIC(중국선박중공집단)는 합병에 앞서 대대적인 구조재편에 들어갔다. 양 그룹은 통합 전 실적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경영위기를 맞은 자회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자 양 그룹 산하의 조선소들이 살아남기 위해 급하게 일감 확보에 나섰다. 중견 조선소 관계자는 “중국 조선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CSSC, CSIC의 조선소들이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물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수주한 물량이 별로 없어 살아남기 위해 덤핑 수준의 수주를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중형 조선소들은 대부분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은행들은 정상적인 수주영업을 위해 수주 가이드라인에 맞춰 선별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내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조선소는 무분별한 선가 후려치기 전략을 구사하면서 국내 중소 조선소가 수주난을 겪고 있다. 
 
애초에 중국 조선소의 신조선가는 한국보다 10%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선소 가동을 유지할 일감확보가 절대적이다. 때문에 더 낮은 선가로 수주영업을 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신조 수주를 위해 선주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으나 국내 중형 조선소들의 신조선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눈치다. 그동안 중국이 한국보다 낮은 선가로 수주영업을 펼쳐 왔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선가를 더욱 낮추면서 수주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영항 일대 조선소. 사진/뉴시스
 
중국 조선업계가 선가를 더욱 낮추면서까지 수주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주력 선종인 벌크선 발주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월 브라질 발레(Vale)사 소유의 페이자오(Corrego do Feijao) 광산에서 '광미 댐(Tailing Dam)'이 사고로 붕괴됐다. 이로 인해 철광석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벌크선 시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최근 이슈보고서를 통해 “광미 댐의 붕괴로 철광석 생산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여기에 사고 여파로 브라질 정부가 발레사의 브루쿠투(Brucutu) 광산 광미댐 운영허가를 취소하면서 연간 7천만톤의 철광석 생산차질이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철광석 생산량이 줄자 벌크선 발주량도 대폭 감소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벌크선 발주량은 총 40척에 그쳤다. 전년 동기 140척 대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조선업계가 주력으로 건조하는 벌크선 발주량이 급감하자 신조선가를 더욱 낮춰 발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시황이 나빠지면서 발주시장도 연쇄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해운시장이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벌크선 물량이 나타나질 않으니 중국에서는 벌크선 외 다른 선종의 신조선가도 더욱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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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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