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신한·국민은행에 과도한 연대보증 '경고'
당국, 담보물 기업여신 연대보증 최소화 요구…모럴해저드 방지책 미비 '반발'
입력 : 2017-11-15 14:22:00 수정 : 2017-11-15 14:22: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과도한 기업여신 연대보증을 시행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전 은행권에 연대보증 폐지를 적용하려는 당국의 시그널을 보여주는 것으로, 은행권에는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3일 당국으로부터 총 4건의 경영유의와 개선사항 처분을 받았다.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이들 금융사는 특히 담보부 기업여신에 대한 연대보증 요구를 최소화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신한·국민은행은 차주 기업의 대표이사로부터 대출 채권액 상당 부분에 대해 연대보증을 과도하게 설정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연대보증은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원래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빚을 대신 갚을 제3자를 미리 정해놓는 제도다.
 
통상 은행은 채권회수를 위해 회사의 대표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고 있으며, 기업 부도 시 연대보증을 근거로 보증인의 사적 재산에 대한 가압류와 처분 등을 실시한다. 이에 대해 당국은 채무 불이행 등으로 기업의 재기가 어려워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재도전 의지를 막는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연대보증을 ‘금융연좌제’, ‘3대를 멸하는 독버섯’이라고 지목하며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 대한 연대보증을 폐지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연대보증 폐지’카드를 꺼내며 기업에 대한 연대보증 폐지 수순도 첫걸음을 디딘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정책자문회의인 금융발전심의회를 열고 정책금융기관이 창업 후 7년 초과 기업에 대해서도 선도적으로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는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창업 5년 이내 기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보증부 대출의 신용부문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은행권이 연대보증을 폐지토록 하고 점차 민간금융권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여신 취급 시 부동산과 지급보증서 등으로 대출채권의 대부분이 담보된다”며 “과도한 연대보증 부담을 줄여 기업가 정신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보·보증 위주 대출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연대보증의 원칙적 폐지 원칙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며 “은행이 우월적 지위에서 과도하게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은행권에서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다. 연대보증 면제에 따른 기업 실소유주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보완책이 뚜렷이 없는데다 책임경영심사의 구체적인 방책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책 없이 연대보증을 폐지하게 되면 책임 회피를 위해 고의적으로 부도를 낸 후 채무 탕감을 받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며 “기업 신용도와 재무구조 등 객관적 평가와 함께 채권 회수를 위한 기준과 원칙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 다른 관계자 또한 “아직 책임경영심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연대보증 폐지 시) 신용등급 평가 등을 더 엄격히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연대보증이란 신용대출과 담보부 대출의 한도가 부족할 때 이를 보충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며 “보완책이 없다면 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대출 상환 시 근저당설정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미흡하다며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밖에 신한은행에는 시금고 출연금 집행과 사후관리 관련 내부통제절차를 개선하라고 제재를 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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