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 금융 6개월)④전문가들 "해외진출·규제개혁 청사진 마련 시급"
"포퓰리즘 거품빼고 정책 디테일 높여야"…글로벌 진출도 당국 유기적 공조 필수
입력 : 2017-11-17 08:00:00 수정 : 2017-11-17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백아란·양진영 기자] 문재인정부의 금융정책 6개월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국이 정책 주도권을 확보하고, 정책 디테일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금융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실물지원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포퓰리즘 거품을 빼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채희율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00대 국정과제에서 금융정책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재인정부의 금융정책을 보면 금융을 전면에 내세워 경제를 선도하게는 게 아니라 실물부분을 금융이 서포트 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역할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금융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들이 과도한 금융팽창을 견제해서 하는 정책인데, 우리나라는 금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채 교수는 "이제라도 금융업 규제들을 풀어야 하고 현재 4차산업처럼 새로운 산업들이 여러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없다면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경제활력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 금융권 고위직 인선이 지연되고 일자리 정책 등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금융 홀대론'이 팽배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복지부동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눈치보기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대책 등 주요 금융정책에서 다른 경제 부처들과의 원활한 정책 조율이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의 경우에도 당국이 '경쟁을 촉진해 시장에서 스스로 가격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계속 고집했어야 한다"며 "대다수 서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도 방향성이 없으면 포퓰리즘 정책에 동조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의 사회적 책임이 부각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확대되는 동시에 디지털 금융 등에서의 시장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라며 "디지털 금융에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이지언 선임연구원은 "핀테크 발전을 여전히 가로막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세분화된 진입 규제와 영업규제로 인한 어려움"이라며 "샌드박스라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실험을 해보고 결과에 문제가 없으면 운영의 묘를 살려 이런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유기적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나라 금융당국이 단순한 MOU 체결 차원을 떠나 다양한 네트워크와 인적자원을 동원, 프로젝트 성사 때까지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범식 숭실대학교 교수는 "영국, 일본, 중국 등은 금융사보다 금융당국이 먼저 진출해 해당 국가의 정보 습득 외에 현지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지금보다 더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공동작업에 나서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금융위가 '동북아 금융허브' 불씨를 살리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금융중심지 활성화 정책'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장 교수는 "외국계 금융사의 이탈 원인은 국내 금융사에서 재현되고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가격 통제, 잦은 구두지시, 행정지시 등"이라며 "한국이 금융허브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금융사를 많이 유치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꾸준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백아란·양진영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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