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공사화, 기재부 입김에 시장편향 우려"
정부, 기금운용본부 독립 및 위원회 개편 추진
"현 제도 유지하면서 투명성·전문성 확보해야"
입력 : 2015-11-02 16:20:18 수정 : 2015-11-02 16:20:18
국민연금공단 인사파동의 빌미가 된 정부의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방침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정부는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떼어내 기금운용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국민연금의 공공성을 헤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안은 크게 두 방향이다.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개편해 독립성을 확보하고, 현행법상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연직 위원장인 기금운용위원회를 대통령 위촉 위원이 위원장을 맡는 기금운용공사 이사회로 바꿔 전문성을 확보한다(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발의 국민연금법 개정안)는 것이다.
 
명분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갈등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와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결여, 500조원에 달하는 적립금 규모 등이다. 현행법상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 소속이며 기금운용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6명 외에 사용자·근로자 대표를 비롯한 14명의 위촉직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런 구조가 자율적 기금운용과 수익률 확보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간 갈등 배경에는 공사화 논란과 별개로 투자 건 보고를 둘러싼 마찰이 있었으며, 사회적 합의를 중점에 둔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은 연기금 투자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 공사화가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는 데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특히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분리되면 실질적으로 기획재정부의 영향권에 놓이게 돼 1998년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기재부가 기금운용본부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1998년까지 기금운용위원장을 기재부 장관이 맡았는데 법이 바뀌면서 복지부 장관으로 넘어갔다”며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바뀌면 자산운용사에 대한 위탁투자를 늘리라는 등 기금운용 과정에 기재부의 압박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복지부의 존재 덕에 노골적인 압력을 넣지는 못했는데, 컨트롤이 가능해진다면 연기금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시장에 치우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권이 공사화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기금운용에 기재부의 입김이 강해지면 연기금이 경기부양 등 정책적 목적에 따라 활용되면서 시장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우리도 연기금이 독립적이고 공적으로 운용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공사화하면 독립성이 보장되기보다는 실질적인 지배권이 기재부로 옮겨갈 우려가 크다”며 “그렇게 연기금이 친시장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으로 공단은 복지부 소속으로 보험료를 받아 지급하는 행정업무만 하고, 기금운용본부는 기재부가 관할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독립성과 공공성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사화의 대안으로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어떤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삼성물산과 재일모집 합병 승인이 어떻게 결정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건 책임성과도 직결된다.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을 하든 안 하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기금운용위원회의 경우에도 전문성이 없으니 없애자고 할 게 아니라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전문적인 판단이 가능하게끔, 실질적으로 각 단체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인력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며 “또 위원회에 기금정책국, 성과평가국, 준법감시국, 사무국 등을 신설해 기금운용본부의 활동을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5 국민연금 기금운용 국제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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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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