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유리천장 안깨졌지만 실금 갔다
대형보험사 여성임원 비율 소폭 증가…외국계 비하면 아직 미미
입력 : 2021-01-13 15:05:54 수정 : 2021-01-13 16:33:02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대형 보험사 여성 임원 비율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보수적인 업권 특성탓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6곳의 여성임원 비율은 5.08%로 전년 동월 4.25% 대비 0.83%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임원 338명 중 16명이 여성이었다. 
 
현대해상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9월 여성임원 비율은 8.33%로 전년 동기(5.77%) 보다 2.5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4.62%로 전년 동기 대비 1.23%포인트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삼성화재는 여성임원 비율이 9.09%로 대형 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보다 0.62%포인트 올랐다. 교보생명은 0.37%포인트 오른 5.13%, 삼성생명은 0.2%포인트 상승한 3.28%를 나타냈다.
 
 
 
보험사들은 여성임원 비중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롯데손해보험은 창사이래 2019년 첫 여성임원이 등장했으며, 현대해상도 창립 63년만인 2018년 첫 여성임원을 발탁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2018년 말 고졸 출신의 여성임원을 선임하기도 했다. 메트라이프생명과 악사(AXA)손해보험은 여성임원·관리자 비율을 각각 3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여성임원의 초고속 승진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라이나생명을 이끌게 된 조지은 신임 대표는 라이나생명 합류 후 10년 만에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보험업계 여성 CEO가 탄생한 것은 손병옥 전 푸르덴셜생명 대표 이후 두 번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회 분위기 자체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오래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만큼 임원에 오를 수 있는 연차가 되는 여성 직원도 얼마 없었다"면서 "지금은 출산 이후에도 경력을 이어가는 직원들이 많아 임원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리천장을 깨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국내 대형 보험사의 여성임원 비율은 소수다. 외국계 보험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실제 라이나생명·악사손보·메트라이프생명·AI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의 여성임원 평균 비율은 30%에 달한다. 반면 국내 대형 보험사 중 한 곳인 DB손보의 경우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업 중에서도 특히 보험업은 유교사상이 적지 않게 반영, 보수적인 편이라 유리천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취급하는 상품군 자체도 종신보험 등 가장의 책임을 강조하는 보험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설계사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는데, 일반적으로 여성 조직을 관리하기엔 남성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요즘엔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보수적인 업권 특성상 유리천장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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