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평화의 소녀상 영구보존 방침…"성폭력 희생자 추모"
입력 : 2020-12-02 09:47:22 수정 : 2020-12-02 09:52:51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회가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녀상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으로 보존 필요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이 외교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독일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구의원 29명 중 24명이 찬성 표를 던졌고, 5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좌파당 소속 틸로 우르히스 구의원은 의안 설명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있다"며 "소녀상은 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소녀상 영구보존안 방침을 세울 수 있었던 데에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컸다. 앞서 독일 내 민간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9월 베를린 미테구청의 허가를 받고 처음으로 공공장소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그러나 일본 측이 독일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자 미테구청은 10월 14일까지 소녀상을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코리아협의회에 통보했다. 이후 협의회는 12일 베를린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결국 미테구의회는 지난달 7일 철거명령 철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와 함께 내년 8월로 예정된 설치기한을 내년 9월 말까지 6주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소녀상 존치 결정을 두고 일본 측의 독일 정부에 대한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민당 소속 사토 외교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소녀상 철거 여부를 결정하는 판결을 앞두고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은 사실에 근거했다고 보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소녀상은 일본을 비판하는 운동의 상징”이라는 주장을 펴며 독일을 압박했다. 한일 간의 정치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 10월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에 꽃 장식이 놓여져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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