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협·단체가 너무 많다사진/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우리나라만큼 협회와 단체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직종마다 협회가 있고 업종마다 단체가 있다. 심지어 학회도 많다. 교수치고 학회 회장 모자 한 번 안 써 본 사람이 드물 것이다.  왜 이리 협회와 단체가 많은 것인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집단주의 문화의 성향이 강한 탓이다. 개인이 혼자 무엇을 하기보다 여럿이 같이 어울려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개인주의적 문화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동문회, 반창회, 교우회, 향우회, 전우회 등이 활발한 것도 한국적 문화의 특징이다. 종교가 흥하는 것도 모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이건 속해 있는 단체가 2~3개는 될 것이다. 그래서 다들 모임으로 바쁘다.   문화와 관행에 따라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협·단체를 만드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권이나 이해관계 중심으로 만들어진 협·단체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 이익추구형 협·단체가 많다. 오랜 정경유착과 관치경제의 그림자다.  정치의 영향력과 정부의 권한이 커질수록 경제단체와 기업협회가 증가한다. 과거 개발경제 시대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을 시장에서 이행하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단체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전경련이다. 정부에서 산업 정책을 수립하면 이런 산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사업화하는 역할을 대기업이 담당했다. 정부 정책과 지원 덕분에 성장한 대기업의 오너들이 모여 만든 단체가 전경련이다. 그밖에 산업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기계, 전기, 전자, 무역 등의 업종별 협회가 만들어졌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정책사업의 집행 대상인 기업들을 모아 외곽단체로 관련 협회를 만들어 울타리로 삼았다. 정책을 전달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과 더불어 정책에 관한 비판이나 기능 조정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맡겼다. 정부의 규제와 인허가권이 강해지면서 이에 집단적으로 순응하거나 또는 대응하기 위한 단체도 많이 생겼다. 규제산업인 금융, 보험, 증권, 건설, 유통 분야에서 이런 협·단체를 찾아볼 수 있다.  개발경제 시대가 종료된 이후에는 노동정책이나 지원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정부와 업계의 협의가 필요했고 이런 차원에서 여러 단체가 만들어졌다. 노사협상을 위한 사측 대표 단체로 만들어진 것이 경총이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강화되면서 중소기업 대표들의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의 역할도 커졌다. 지원정책이 다변화됨에 따라 소상공인연합회, 전통시장상인회, 슈퍼마켓 협동조합연합회 등의 소상공인·자영업 단체들도 만들어졌다.  경제와 산업이 다양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 여성경제인협회, 여성벤처협회, IT여성기업인협회, 청년스타트업협회 등의 분화된 협회도 잇달아 출범했다.    이런 협·단체들은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고 정책과 현장을 조율하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정책 왜곡과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역기능도 못지않게 크다. 우선, 대부분의 협·단체들은 회비로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해 자생력이 부족하다. 협회의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예산을 지원해주는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독립적인 의견을 낼 수 없다. 협회의 수익사업은 정부의 정책사업을 위탁받는 것에서 나온다. 정부도 민간 위임이라는 명분으로 협·단체에 정책사업을 지원해준다. 여기서 일종의 공생관계가 형성된다. 협·단체의 부회장이나 상근임원으로 관련 부처의 전관들을 모셔오는 것이다. 공무원의 퇴임 후 자리와 협·단체의 예산지원이 맞교환되는 것이다. 이런 경로를 통해 협·단체에 흘러 들어가는 정부 예산이 얼마인지 모른다. 여기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고 유무형의 정경유착이 나타난다.  또 다른 병폐는 협·단체의 정치화를 들 수 있다. 크건 작건 단체별로 감투 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단체장이 정부 행사에 업계 대표로 초청받고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라도 천거되는 자리라면 더더욱 선거 운동이 격렬하고 혼탁하다.  협·단체의 수가 단순히 많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협·단체의 성격과 운영이 순수하게 민간을 대표하기 보다 정치화하고 관료화하는 것이 우려될 뿐이다. 정부의 권한과 예산이 커질수록 협·단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후진적 신드롬이다. 그만큼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민간 협·단체가 역으로 시장기능을 위축시키고 정부의 역할을 키워주고 있다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그래도 협·단체가 늘어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효과는 있다고 생각하며 위로를 받는다. 흔히 말하는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 협·단체다. 협·단체가 없어지면 그 많은 인력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방학에도 여전한 학생·선생 확진1학기는 끝났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코로나 확산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나마 일괄적인 관리가 가능해 확진자가 적은 편이었던 학교가 델타 변이의 위력에 시달리고 있는 판국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고등학교 이하 학교 현장에서 확진자는 989명이나 됐다. 학생 884명, 교직원 105명이다. 특히 학생의 경우 적게는 하루에 97명부터 많게는 146명까지 백명 내외로 분포하고 있다. 학교 대부분이 여름방학에 돌입한 7월 4주차와 5주차에 걸친 확진자가 누적 천명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일일 확진자 역시 방학하기 전과 비슷하거나 더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각종 다중이용시설이 다시 걱정이다. 시설 중에서도 또다른 교육 현장인 학원은 교육 당국이 유심히 관리하고 들여다봐야 할 장소다. 올해 2분기 신용카드 등 카드 승인액이 지난해보다 9.9% 늘어나는 동안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은 18.5%나 증가했다. 사람이 몰려드는만큼 코로나19 확산의 통로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학교는 방학 일주일 전부터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했는데, 지난해와는 달리 학원을 내버려두는 것에 대해서 형평성 논란과 방역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제기가 원격수업 브리핑 질의응답 순서에서 이뤄지자 교육부는 철저한 방역을 지도하고 협의하겠다는 입장 정도만 표명했다. 물론 학원 강사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고 선제적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실시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백신은 학교 교직원도 맞는데다 일부 지역 학교에서는 이동형 PCR 검사가 이뤄져 접근성이 더 확보됐다. 여기에 학교에는 방역 인력 지원이 이뤄지고 학원 지원은 없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우려가 더 커진다. 영세 학원일수록 원격수업 확률과 방역 여력이 줄어드는 경향도 이미 많이 알려졌다. 교육부는 아직까지 전면등교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전면등교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발언한데 이어 이번달 2주차 내로 전면등교 여부를 발표한다고 공언했다. 또 30일에도 지난해 50% 안팎이었던 등교율이 올해 1학기 약 70%로 올라왔다며 등교 일수를 2학기에 보다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장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8일까지인만큼, 전면등교 여부는 방역 당국의 거리두기 조정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학원 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 2학기에 학교 대면수업을 확대하겠다면 휴업에 버금가게 학원 방역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에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의 기초가 달렸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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