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의 싸움이 아니다이강윤 언론인이 글은 양비론이다. 양비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쓰기도 쉽고, 들어봐야 뻔하니 울림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비론을 택한 건, 검찰개혁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우선 용어부터 문제다. 검찰개혁이 아니고 검경개혁이다. 수사권 조정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공수처법이 제정되면서, 일부지만 마치 검찰개혁이 절반은 이뤄진 양 득의양양해하는 걸 봤다. 천만의 말씀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은 혼란과 충돌이 불 보듯 뻔하다. 이유는 일제강점기 이래 검찰이 70년 넘게 행사해왔던 막강하고도 독특한 권한과 지위, 그리고 검경 관계 때문이다. 법으로 수사권을 조정한들 검사들이 권한축소에 반발하고 내적 승인을 거부하면 수사권조정과 검찰개혁은 진척되기 힘들다. 우선, 검찰은 경찰을 수하로 부리는 악습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그간 검찰은, 검사가 체크하지 않으면 경찰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수사도 엉성하기에 단계단계마다 보고받고 지휘해줘야 돌아간다고 여겨왔다. 형사소송법도 그렇게 돼있었다. 이런 70년 인습을 일거에 고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둘째, 경찰은 과연 수사권조정으로 확대된 권한과 책임을 다 할 준비가 돼있는가, 개혁중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 지탄받아왔다. 그 지탄, 마땅했다. 경찰은 어땠는가. 권력의 주구(走狗)라며 몰매맞기 일쑤였다. 경찰이 청와대나 재벌 등 힘 센 곳 눈치 봐가며 수사조작이나 축소-왜곡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물론 경찰이 그런 짓을 할 때 검찰도 암묵적으로 방조하거나 때론 ‘지휘’한 적도 있다. 그러니 둘은 공범이다. 어쨌거나 ‘경찰은 개혁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아무리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다. 상전이자 시어머니인 검찰로부터 드디어 해방됐다며 표정관리할 때가 아니다. 의존적 관행 혁파와 자질 향상 등 개혁방안을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검사들 주장 중 이런 것도 있다. “공부도 오래 했고 법률지식이나 논리도 해박한데다, 어려운 시험도 패스했으니 검찰이 경찰을 부리는 건 당연하다”고. 일응 수긍이 된다. 그러나 공부 많이 했대서 경찰을 수하로 부릴 권리까지 획득한 건 아니다. 검사자격시험 합격증에 그렇게 해도 좋다고 적혀있지 않다.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대표되는 ‘검찰주의자’들이 검찰개혁에 저항한다며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게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윤 총장 사단을 뿔뿔이 흐뜨려 놓고 다른 검사들로 그 자리를 채운다 한들, 경찰 무시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검찰개혁은 외눈박이를 면키 힘들다. 그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검-경 각각의 직분에 상응하는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고, 제대로 지켜지는지 체크하고, 때로는 양자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양측 간 충돌이 생겼을 때 항상 수뇌부들이 만나 해결해야 하나? 그럼 그때 그때의 수뇌부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야 한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우선, 경찰은 독직 사건-비리 관련자들의 철저한 징계는 물론, 수사부서 배제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의 문제 제기는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정치권이야말로 대오각성해야 한다. 행여라도, 윤석열사단을 해체하면 검찰이 제대로 개혁될 거라 여기는 건 오산이다. 검찰개혁은 검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철옹성을 구축해놓은 파워그룹의 연계 고리를 끊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체제 전반의 투명성 확보와 짬짜미 해체가 진정한 개혁이다. 검경 영역다툼을 넘어 기득권 세력이 엉켜있는 현실(fact)을 직시하고 수술을 시작해야, ‘보다 나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공동체 가치(value)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현 상태로는 검-경-정치권 모두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들머리에 밝혔다시피 이 글은 양비론일 수 밖에 없었다. 검-경-(공수처) 간 직무규정(definition)을 명확히 가르마타고, 정치권은 사법기관 길들이기라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검경 내부 정비가 제 아무리 잘 된다 한들 개혁은 요원하다. 갈등조정과 합의도출이 존재이유인 정치권이 언제까지 툭 하면 수사기관에 달려가 누가 옳은지 가려달랬다가, 결과에 따라 서로 종주먹을 휘두를 것인가. 그래서 정치검찰이라는 괴물이 만들어졌다는 걸 잊었는가. 이강윤 언론인(pen3379@gmail.com) 


꼼수 정당으로 선거판 희화화 말아야한동인 정치사회부 기자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가칭) 부산시당 창당대회가 얼마전 열렸다. 그런데 이 창당대회는 위원장 선출과 상임감사 선출까지 모두 합해 단 20여 분만에 끝났다고 한다. 행사에 사용된 현수막은 '자유'라는 글자 위에 '미래'라는 종이를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열린 창당대회 역시 국민의례부터 창당취지문 낭독, 위원장 선출까지 단 10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당법 2조를 보면 정당이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명시돼있다.  때문에 미래한국당이 정당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발적 조직도,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도, 그 어떤 것 하나 충족시키는 것이 없다. 이에 정치권에선 미래한국당을 '페이퍼 정당',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한다. 경제 기사에서나 볼 수 있던 '페이퍼 컴퍼니'가 우리 정치에선 '페이퍼 정당'으로 등장한 것이다. 꼼수 정당이라는 비판도 계속해서 나온다. 이미 중앙선관위는 '비례자유한국당'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 당시 선관위는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을 위반한다고 했다. 또 비례라는 표현이 정당 정책과 정치적 신념 등 가치를 내포하는 단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랬더니 '미래'라는 단어를 가져온 것이다. 선관위의 불허 결정이 단순히 언어 표현에 있지 않은데, 그 취지는 무시한 채 꼼수 정당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당당하게 꺼내 놓은 것은 공직선거법에 대한 반발이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제1야당을 빼놓은 채 야합의 졸속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는 논리다. 하지만 한국당도 분명 게임의 룰을 손볼 기회가, 시간이 충분했다. 토론의 정치를 하지 않고 투쟁의 정치로 대응하며 방치했을 뿐이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20대 국회를 잊고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가 4월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생기는데, 우리 정치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그것도 제1야당의 주도 하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 21대 국회 역시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정당'으로 21대 국회와 이미 결정 된 선거법을 희화화 시켜선 안될 것이다. 정치공학적 사고에 따른 판단으로 역풍을 맞던 선례들을 기억하길 바란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