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무엇이 해결되나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린 지 8개월 만에 뒤돌아섰다. 과거와 달리 뜻밖의 과단성을 발휘한 셈이다.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자 금리를 내렸다는 것이 이주열 한은 총재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전기대비 마이너스 0.4%의 성장률을 기록해 국내외에 충격을 줬다. 2분기에는 성장률이 1.0% 안팎으로 호전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렇지만 수치상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 자체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조정했다. 한은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정부도 한국은행도 자신감을 잃은 듯하다. 한국은행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이 2.5∼2.6%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했으니, 기존의 추정치보다 0.3%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한국 경제의 부진에는 바깥 세계의 요인도 큰 몫을 차지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길어지면서 세계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외부의 파고가 높아도 스스로의 체력이 튼튼하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출이 감소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위축돼 있다. 게다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투기 억제 정책으로 말미암아 건설투자마저 저조하다.  한마디로 경제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인이 별로 없는 셈이다. 다만 ‘소득주도성장’의 영향으로 정부소비와 민간소비는 나름대로 버티고 있다. 만약 그런 소비 요인마저 저조했다면 한국 경제는 지금 더 극적인 나락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정부소비와 민간소비가 한국 경제의 침몰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어느 정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인 듯하다.  소득주도성장은 사실 성장론이라기보다는 국민 삶의 개선을 위한 처방에 가깝다. 국민의 가계지출 부담이 줄어들고 아동수당 등으로 소득보전을 해주는 것은 한국 국민들의 절실한 갈망이었다. 말하자면 그 갈망에 응답하는 정책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 자체가 성장을 촉진하거나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할 힘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일부 정부정책은 민간의 경제활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낮췄던 유류세를 다시 올리고, 부동산 거래세를 낮추지 않아 거래를 위축시키는 등 민간의 소비활력을 위축시키는 정책들이 즐비하다. 부동산 거래가 ‘절벽’ 수준으로 위축됨에 따라 가전제품이나 가구, 인테리어, 운송업 등의 내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생활SOC를 활성화한다거나 도로 철도 등 일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갈등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가 나란히 작지 않은 상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성장률이 일부의 전망대로 2%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한국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기업의 재무구조와 신용등급이 악화될지도 모른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일본과의 갈둥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요구됨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이렇듯 한국 경제 안팎에는 펠리온 산 위에 옷사 산을, 또 그 위에 올림포스 산을 올려놓듯이 악재가 늘어나기만 한다. 그러니 금리를 조금 내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 당장 경제상황이 크게 호전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연내에 또다시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금리만 자꾸 내린다고 도움이 될까? 시중에 돈은 많이 풀리지만 경제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부동자금과 자산거품만 늘어나지나 않을까? 바로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로 달려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그런 사태를 맞아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지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다분히 엿보인다. 따라서 지금 금리인하에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해결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정부는 오히려 지금 전반적인 경제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르페우스는 뒤돌아봤다가 실패했지만, 경제정책 당국은 끊임없이 진실하게 뒤돌아봐야 실패하지 않는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혁신 아이콘의 구태 마케팅이종용 금융팀장며칠전 국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카카오뱅크 5%'가 올랐다. 카카오뱅크가 계좌 개설 고객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5% 예금 상품을 100억원 한도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해당 특판은 출시 1분이 안돼 한도가 소진되고 말았다. 현재 시중은행 예금의 경우 우대 금리를 제외한 기본 금리가 연 2%를 밑돌고 저축은행도 높아야 2%대 후반에 불과하다. 금융사가 일반보다 두배 이상 많은 이자를 내주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특판 상품을 내놓는 것은 신규 고객 유치나 인지도 제고 등 마케팅 목적이 크다. 그러나 새로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카카오뱅크의 특판 마케팅을 보는 기분은 씁쓸하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배점표에서 혁신성은 핵심 잣대다. 1000점 만점에 350점을 차지한다. 6개 중점 평가 항목가운데 가장 많은 점수다.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이란 차별화된 금융기법, 새로운 핀테크 기술 등이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키움뱅크'가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이유도 혁신성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고 간편한 서비스가 호응을 받으면서 서비스 개시 만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달성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한국판 인터넷은행'의 성공모델로 꼽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출범 초기 보여줬던 혁신성과 폭발력이 많이 사그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면 계좌개설, 간편로그인, 간편결제 등 초기 기술들은 이제 새로운 게 아니다. 초대 인터넷은행들은 인터넷은행들은 이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본지에서는 '금융패러다임 바뀐다'는 기획 기사가 나갔다. 신생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금융사와 가격경쟁이 벌어졌고, 그 결과 대형은행의 수수료 수입이 1년새 크게 줄었다는 수치를 근거로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오픈뱅킹 도입과 혁신금융서비스의 출현으로 수수료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핀테크 기업의 장밋빛 전망을 얘기할 때, 인터넷은행의 구태적인 마케팅을 지적한 사람도 있다. 그는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보다는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은행계좌를 보유하겠다는 욕구가 더 커 보인다. 기존 은행과 똑같은 서비스로 출혈경쟁만 부추기기고 있다"고 일갈했다. 혁신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카카오뱅크의 역마진 이벤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당장 소비자에게 이득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속 가능한 금융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고금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고객은 카카오뱅크 고객(1000만명)의 0.01%에 불과하다.  인터넷은행의 단기 마케팅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제3인터넷은행 선정 작업이 곧 진행된다. 이번에도 예비인가의 핵심 평가 항목은 혁신성이다. 비대면 계좌 개설은 기본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준비 중인 후보군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자체만으로 혁신의 존재로 추앙받던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이종용 금융팀장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