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나라는 어디에? 20대의 이유있는 반항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청년의 분노가 분출하며 승패를 갈랐다. 전통적으로 진보 여당을 지지하던 20대 청년들이 보수 야당에게 표를 몰아주며 판세를 뒤집었다. 청년 표의 향방이 내년 3월 대선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정치권이 좌불안석이다.   보선 참패에 놀란 여당과 정부는 청년의 마음을 되돌리고자 연일 대책을 쏟아낸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청년들과 소통을 강화해 청년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차기 당권 주자인 중진 정치인은 청년들이 집값의 10%만 있어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기존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맞다. 청년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하여 반기를 든 근본적인 이유는 LH 부동산 비리, 성추행, 내로남불, 젠더 갈등, 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이 아니다. 검찰개혁과 조국 수호에 앞장선 어느 여당 초선 국회의원이 청년 이탈의 원인이 ‘경제’에 있다고 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20대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걱정하는 문제는 먹고 사는 것이며 바로 일자리에 있다. 오랫동안 청년들은 취업난에 시달려 왔으며 시간이 지나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15~29세 청년의 실업률은 10.0%로 나타났다. 잠재구직자를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4%에 이른다. 최저임금 수준의 직장에서 일하며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 원하는 청년을 포함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일자리로 고민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들어서며 제일 먼저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청와대에 현황판까지 마련해 대통령이 직접 추진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할 때 청년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러나 현재 일자리위원회는 유명무실하고 일자리 현황표는 중고나라에 팔아먹었느냐는 비웃음을 사고 있다.  역대 정부가 말로는 청년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일자리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정년 연장,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기업규제 강화 등의 대책은 모두 청년의 일자리를 걷어 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4·7 보선 직후 청년 일자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한지 얼마 안 돼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정년이 연장되면 당연히 신규 채용이 감소해 청년 일자리도 줄어든다. 이런 이율배반이 청년들을 좌절시킨다. 청년에게 일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냥 단순히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다. 오랜 세월 학교 다니며 공부하고 노력한 결실이 일자리로 나타나는 것이다. 어느 직장에 다니고 무슨 일을 하느냐가 자신의 성취를 스스로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다. 그렇기 때문에 원서를 수백군데 내고 면접을 수십번 보면서 떨어져도 몇 년씩 기다리며 원하는 직장에 가고 싶은 것이다. 취업이 힘들면 우선 아무 곳이나 다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청년의 마음을 후벼 파는 말이 없다. 예전에 중동 국가를 순방하고 돌아온 어느 대통령이 중동에 청년 일자리가 많으니 나가라고 했다가 ‘너나 가라’고 반발한 예가 청년의 심정을 대변한다. 지금 정부에서 경제보좌관을 맡았던 어느 대학 교수가 신남방을 강조하며 동남아시아에 청년 일자리가 많다고 했다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취업 시험이나 면접을 볼 기회조차 사라졌다. 게다가 소상공인이 힘들어지면서 알바나 계약직 자리도 구하기 어렵게 됐다. 가끔 친구들 만나 클럽에라도 가면 방역 조치를 무시하는 무분별한 행위로 지탄을 받는다. 이런 청년들의 심정을 어른들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 선거에서도 청년들이 자기네 편을 들어 주지 않으면 경험이 '부족하다', '분별력이 없다' 등 모욕하는 발언이 난무했다. 청년들은 바로 이런 꼰대 자세를 불공정하다고 느낀다. 자기네는 좋은 자리 다 누리면서 청년들을 마음대로 움직이려고 하는 것에 불쾌해한다.  사회 초년생인 20대는 원래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세대다. 이런 청년의 불안감이 지금만큼 심각한 적이 없다. 일자리가 불확실하니 결혼도 안하고 자녀도 낳지 않는다. 작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러 인구가 순감소로 돌아섰다고 한다. 인구 절벽이 해결되지 않으면 몇백년 후에 한민족이 소멸하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청년의 일자리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뿐 아니라 기업과 노조 모두가 양보하고 다른 정책을 희생해서라도 청년에게 일자리, 그것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불가리스 사태’ 또 남 탓하는 남양유업“세포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죄송하다” 남양유업이 공식 사과문을 냈다.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저감 효과’를 주장한 지 나흘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하자 그제야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지 연구한 결과 77.8%의 저감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보건당국과 의료계에서 실험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자 남양유업은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에 대해 인체 효능에 대해 단정한 적이 없다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연구 한계를 충분히 설명했으나 참석하지 않은 취재진에게 배포한 자료가 언론 보도를 거쳐 확대되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불가리스 논란의 책임소재가 언론에게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언론 탓을 하는 남양유업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남양유업은 현장에서 ‘제품을 먹었을 때 예방이 된다, 섭취했을 때 효과가 있다’고 재차 말했다. 취재진에게 배포한 자료에 효과만 담고 연구 한계를 명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남양유업은 연구 성과를 담은 pt자료 등을 언론에 배포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저감 효과’에 대해 글자를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밑줄과 볼드 처리를 하면서 문구를 강조했다. 성과 및 의의, 결론 및 의견은 있지만 연구 한계점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 탓에 제한된 취재진만 입장시켜 심포지엄을 진행한 만큼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차적으로 배포용 자료에 더 신경을 썼어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양유업의 책임 회피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해 홍원식 회장 등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경쟁사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벌였다는 논란에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입장문을 통해서도 경쟁사를 지속적으로 비방하고 홍보대행사에 잘못을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여서 소비자 공분을 샀다. 2019년에는 유아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자 사흘 만에 사과문을 내 늦장대응 논란이 일었으며 제조상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 유통 과정의 문제로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불가리스 논란도 앞선 사례와 비슷하다. 진정성있는 사과 대신 변명하기 급급한 남양유업의 태도가 갑질 기업, 불매운동 등 부정적 꼬리표를 떼어 내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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