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No)메달 한국 경제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평창 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남북한 긴장 관계로, 개막식 맹추위로 근심 걱정이 많았던 올림픽 개최였다. 흥행을 걱정했던 올림픽은 초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깜짝 참가’로 온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마저 선수들의 불꽃같은 투지와 땀방울로 씻겨 나갔다. 꼭 메달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우리 국민들에게 충분히 선물했다. 음력 새해 첫날 평창으로부터 울려 퍼진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의 금빛 질주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보내는 쾌거였다.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은메달은 안타까운 결과가 아니라 어떤 금메달보다 값진 투혼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마당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스포츠 경기 규칙에 문외한이더라도 팀추월 경기가 끈끈한 팀워크를 필요로 한다는 건 누구나 쉽게 아는 일이다.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몰라도 여자 팀추월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 내용은 개탄스러운 수준이다. 다른 팀을 추월해야할 선수들이 팀워크를 버리고 자기 선수를 추월하는 불상사였다. 여자 팀추월 경기처럼 팀워크가 보이지 않는 꼬인 상황은 비단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팀워크는 고사하고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는 현장이 지금의 한국 경제다. 올림픽을 앞두고 몇몇 분석 기간은 올림픽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앞 다투어 발표했다. 실제 그런가.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이 17일간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길거리의 상인들은 경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대규모의 관광단을 보내겠다던 시진핑 중국 주석의 약속 이행은 확인할 길이 없다. 미국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GM은 하필이면 올림픽 기간 중에 GM의 군산공장 폐쇄를 통보해왔다. 군산 이외 창원과 부평공장을 유지하는 일조차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12개국에 철강 수입을 사실상 제한하는 보복 관세를 매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보복 대상국 중 외교 및 군사적으로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무역 규모가 세계 5위권인 우리에게 치명적인 사태다. 이미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미국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를 정치와 분리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비판한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려놓을 뾰족한 수도 없다.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의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층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하고 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 흐름이고 마땅한 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고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에 대한 고려는 뒤따라야 한다. 칸타퍼블릭이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14일 실시하고 16일 발표한 조사(전국1051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성연령지역가중치적용 응답률12.4%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어본 결과 ‘고용감소 및 영세사업자가 어려워지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응답이 자영업층에서 62.3%로 압도적이었다. 자영업층 입장에서 한국 경제는 노메달이다. 메달을 딴 선수만 올림픽에서 빛나는 것은 아니다.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예선 전패로 모든 경기를 마감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팀워크는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올림픽이후 한국 경제를 더 걱정하는 건 여자아이스하키팀이 보여준 팀워크를 전혀 볼 수 없다는데 있다. GM 철수를 둘러싼 정부와 노조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과 정치권 사이에 협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사드 경제 보복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미국의 보호무역 펀치를 연달아 얻어맞고 있다. 그렇지만 국회는 정쟁으로 공전하고 정부는 보복관세나 WTO 제소 등 미국과의 경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이 싸움에 피를 흘릴 대상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고 서민들이다. 올림픽에 북한을 참여시키는데 급급해 미국의 경제 압박 공세를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이 위기를 서로의 책임으로 떠넘기기에 바쁜 우리 사회의 모습은 더욱 볼썽사납다. 이런 장면이 올림픽이라면 결과는 허무한 노메달이다. 팀워크는 고사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 팀추월보다 못한 한국 경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금감원, '상주 검사'로 권한 되찾기?이종용 금융부 기자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고강도 감독권을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거침없이 밝히고 있다. 요즘 금융권의 핫이슈는 최흥식 원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상주 검사역' 제도다. 상주 검사역 제도의 모델은 미국 통화감독청의 '전방위 입점 검사'로 알려졌다. 은행 건물 안에 당국 검사 인력들이 독립된 사무실을 차려놓고 경영진 면담, 문서 열람, 전산망 접속 등 모든 업무를 샅샅이 들여다보는 식이다. 최 원장은 이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가계부채나 경영관리 등 리스크 사전 방지가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형 은행에서 건전성 부실이 발생하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더욱 밀착 감시해 위험요인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상주검사역 제도가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상주검사역의 시범 모델로 운영되는 금감원의 상시검사팀은 지난 12월 신설됐으며, 현재 금융사의 사외이사 선임이나 경영 승계 절차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피감기관인 금융사들은 상주검사역 제도에 대해 '옥상옥' 관치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상주검사역이 금융감독의 효율성을 높이기 보다는, 은행의 경영에 직접적인 개입과 간섭만 더 늘릴 것이란 지적이다. 더구나 최흥식 원장이 상주 검사역제 도입을 처음 거론한 시점이 민간 금융회사의 CEO 선임 절차를 문제삼았을 때여서 도입 배경에 대한 뒷말도 없지 않다. 당국이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금융사들은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로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거나 대표적인 친문단체의 전문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뜬금없이 계열사의 부회장직을 신설해 문 대통령 캠프 멤버를 영입하기도 했다. 당국이 검사 인력을 금융사에 상주시켜 금융사 임원 후보 심사를 들여다보는 등 지배구조 압박이 거셀수록 정부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가 횡행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최 원장의 아이디어는 금감원의 권한과 위상 회복이 절실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특혜채용건이 적발되면서 채용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금융사가 지배구조 권고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칼날이 무뎌졌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최 원장도 최근 금감원의 권한과 위신을 강조하는 행보를 자주 보이고 있다. 최근 금감원 '새출발 결의대회'에서 "여론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하는가 하면 "당국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도 할 일은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감원이 입장에서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상주 검사역 제도나 지배구조 검사 등이 재량권에 해당하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권위를 되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태껏 금융권 채용비리나 각종 대형 금융사고가 금감원의 권한이 적어서 터졌겠느냐 스스로 먼저 되돌아보고, 권한을 되찾는 것이 순서이지 않을까 싶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