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름값 하도록 국민이 살피자."고 하여 명분과 그에 대응하는 덕이 일치하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전형적인 봉건군주시대에 맞는 사회윤리를 설파한 것이지만, 이러한 공자의 정명 사상은 사회 성원 각자가 자기의 명분에 해당하는 덕을 실현함으로써 올바른 질서가 이루어지는 정명의 사회가 된다는 뜻에 비추어 오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정명론을 더욱 발전시켜 맹자가 혁명론을 전개한 것도 유명하다. '임금이 임금답지 못할 때' 혁명을 통해 임금도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대통령이 그 실체와 걸맞지 않은 이름을 앞세워 해악을 끼친다는 것은 악이 활개치는 고통의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직자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보인 그 악마적 소행은 결코 개개인의 일탈이나 극소수의 타락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검찰, 경찰이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살피지 않은 채 권력자의 불안한 마음과 처지를 최우선적으로 살핀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처럼 사물의 본질인 이름이 그 실체와 부합해야만 다수의 군중인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삶 또한 편리해져서 살기 좋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명실상부’라는 문자는 특히 공적인 책임과 연결될 때 더욱 엄중한 의미를 갖고, 그 기관이 똑바로 움직이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척도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니 이름을 바로 세운다는 것은 어떤 기능이나 역할을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며, 그것은 동시에 그러한 기능이나 역할의 이상적 상태에 다가가는 것이다. 질문을 했던 자로는 공자의 말씀에 “겨우 이름에 집착하는 것이냐”며 따졌다지만, 이처럼 이름을 바로 세운다는 것은 세상의 도리를 바로잡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대통령의 공약으로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도 다른 때와 달리 매우 진지하고 집요하다. 역사의 흐름은 이제 검찰과 경찰이 그 이름에 걸맞는 국가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prosecutor'와 'police'라는 이름에도 수사권이 핵심은 아니었다. 스스로 고쳐내면 살 수 있을 것이고, 이익을 지키려 저항한다면 망할 것이다. 그간의 과오를 스스로 철저히 살피고 주권자의 뜻을 살펴 어떤 것이 진정 바른 길인지를 알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 ‘살필 찰’의 주체와 객체는 분명 주권자가 되어야 한다.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그럼에도 불구하고'…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의 갈 길“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이미 전 세계 주요국 공적 연기금에서 보편적으로 자리잡았는데 국민연금은 아직도 당위성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대해 제대로 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의 자조 섞인 얘기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도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2014년 처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지를 드러내며 공론화에 나섰고 이듬해 금융당국 주도로 위원회까지 꾸렸지만 재계 반발에 지연되고 시장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기는 계속 늦춰졌다. 지난해 말 어렵사리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 최종안이 나왔고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도입의사는 밝히고 있지만 아직 공식 도입한 곳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위탁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위탁자의 수익 극대화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해야한다는 행동지침이다. 강제 규범이 아니라는 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법적 강제성이 없고 기관투자가가 자율 판단해 도입할 수 있다. 지금은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도입을 검토하는 초기다. 사공이 많은 만큼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빠른 참여가 필수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최근 보수단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이 기금을 투자한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곧 정부의 기업경영 간섭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드 시행을 규제 당국이 주도하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에 따른 특정기업 견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운용의 독립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관투자가들이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ESG) 관점에서 경영에 관여하면 회사 경쟁력을 깎아 내릴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걱정은 도입 전에 했어야 했다. 긴 과정을 거쳐 제정된 것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채택하는 것이 옳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복지부 산하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 영향력 행사 시도는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독립성 강화도 필요한 것이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강화와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의 위원회로 개편하는 작업과 더불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이뤄진다면 경영간섭으로 인한 폐해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이 간과돼 온 게 사실인 만큼 서둘러 채택에 나서 기관투자가의 성실 의무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 재벌기업들이 가진 지배구조의 취약성과 불투명한 경영의사결정 과정에 의해 주주의 권리가 상당부분 등한시돼 왔던 게 사실이었음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취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인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본격 도입이 해소할 수 있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 홍콩, 대만 등 10여개 국가에서 증시 재평가의 계기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책임투자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고 보는 이유다. 어차피 가야 할 길, 허투루 쓰는 시간이 아깝다. 차현정 프라임부 기자